러시아의 북극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캐나다가 기존의 대미 의존적 방위 전략에서 벗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틀 안에서 북유럽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 정부는 19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F-35 전투기 추가 도입 계획까지 재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이번 주 멜라니 졸리(Mélanie Joly) 캐나다 산업부 장관과 스티븐 퓌어(Stephen Fuhr) 캐나다 국방조달 국무장관을 스웨덴과 핀란드에 파견했다. 졸리 장관은 스톡홀름에서 열린 회동에서 “미국과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캐나다는 친구들과 더 가까워지고자 한다”며 “스웨덴은 안보·방위뿐 아니라 디지털 혁신, 에너지 자원 등에서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에바 부시(Ebba Busch) 스웨덴 부총리는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졸리 장관은 사브(Saab)사의 ‘그리펜(Gripen)’ 전투기 생산시설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캐나다는 이미 록히드마틴의 F-35를 차세대 전투기로 확정하고 16대를 주문했지만, 미국과의 통상 마찰과 동맹국 내 분위기 변화 속에 향후 72대 추가 도입 여부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양국 산업 협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캐나다 방산업체 로셸(Roshel)은 스웨덴 철강사 스웨보르(Swebor)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해 캐나다 최초의 방탄강 전용 생산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는 캐나다 군수산업 자립도를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졸리 장관은 또 핀란드에서 캐나다-핀란드 합작 쇄빙선 건조 프로젝트의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아니타 아난드(Anita Anand)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알렉산데르 스투브(Alexander Stubb) 대통령을 만나 북극 안보와 러시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아난드 장관은 “나토는 더 이상 유럽 동부만 바라볼 수 없다”며 “러시아의 도발이 북극으로 확장되는 만큼 북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북극 인프라 투자와 자원·군사 프로젝트의 통합 추진을 예고했다.
아난드 장관은 또한 노르딕 5(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아이슬란드) 외교장관들과 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국경은 보존돼야 하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EU·나토 가입을 방해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하고, 러시아로 강제 이송된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이번 전략 전환이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를 넘어, 북극 자원과 안보를 둘러싼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행보라고 평가한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 방위산업 협력 축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북극 지역에서 캐나다와 북유럽 국가들의 협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