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정부가 향후 3년간 25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지출 검토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공공서비스 축소와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가 공직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가 내각에 3년간 250억 달러 규모의 지출 감축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를 오는 가을 예산안 발표에 앞서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François-Philippe Champagne) 캐나다 재무 장관과 샤프캇 알리(Shafqat Ali)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각료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야심찬 절감 계획”을 여름 말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정부는 각 부처별로 2026-27 회계연도(2026년 4월 시작)에 7.5%, 2027-28년에 10%, 2028-29년에는 15%의 예산을 각각 절감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샴페인 장관실은 이를 “장기적인 지출 구조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SNS ‘엑스(X)’에 올린 영상에서 “기존 자원 내에서 필요한 만큼만 지출하고, 투자에는 더욱 집중하겠다”며 “우리는 덜 쓰되, 더 많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 2028년까지 연방정부의 운영예산 균형을 맞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예산 항목을 운영비와 자본투자 두 영역으로 나눠 관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공직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캐나다 공공서비스전문가협회(PIPSC) 션 오릴리(Sean O’Reilly) 회장은 CTV와의 인터뷰에서 “250억 달러는 매우 큰 규모”라며 “회원들의 고용 안정과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수준 모두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단순한 자연 감소를 넘어선 인력 감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 전문 싱크탱크인 ‘재정연구민주연구소’(IFSD)의 사히르 칸(Sahir Khan) 부소장은 이번 검토의 핵심은 단순한 감축이 아니라 “재배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중산층 세금 감면과 나토 방위비 증액(국내총생산의 2% 수준) 등 새로 약속한 지출 항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공 부문 전반의 축소라기보다는 예산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실제 국방부와 캐나다국경관리국(CBSA) 등은 현 정부의 예산 배분에서 보다 우선적인 부처로 지목되고 있으며, 칸 부소장은 “공무원들이 예산이 집중되는 부처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연방 공무원 수는 35만7,965명으로, 2024년 같은 기간의 36만7,772명에 비해 약 1만 명 감소했다.
아니타 아난드(Anita Anand) 캐나다 외교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아직 절감 비율을 각 부처별로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절감을 위한 실질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의존하는 주요 프로그램, 특히 캐나다아동수당(Canada Child Benefit)과 하루 10달러 보육지원제도($10-a-day childcare)는 이번 감축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방정부는 지출 감축과 더불어 각 부처에 적용되는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는 ‘레드 테이프(red tape)’ 검토 계획도 발표했다. 각 부처는 60일 이내에 규제 현황과 개선 방향을 보고하도록 지시받았다.
앞서 아난드 장관은 2023년 트뤼도 정부 당시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며 2028년까지 154억 달러 규모의 예산 감축을 추진한 전력이 있다. 이번 250억 달러 목표는 당시 계획을 상회하는 규모다.
연방정부의 대대적인 지출 감축이 향후 예산 균형 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가운데, 공공서비스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과 서비스 질 저하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