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요 도시 임대료 하락…밴쿠버·토론토 등 두 자릿수 감소세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주거용 임대료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로열은행(RBC)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국 40개 주요 도시 중 절반 이상에서 임대료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RBC 이코노미스트 레이철 바탈리아는 “임대료 하락은 임대 시장의 균형 회복을 반영한다”며 “주거비 부담, 인구 증가세 둔화, 임대 공급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는 2베드룸 아파트 기준 월 270달러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켈로나(-230달러), 앨버타주 캘거리(-170달러), 온타리오주 토론토(-160달러),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150달러) 등도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다.

이번 보고서는 임대시장 둔화가 최근 미국의 대(對)캐나다 무역 압박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강화가 하락세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무역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약화가 뚜렷해지면서 임대료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방 정부의 이민자 수 감축 정책 역시 일부 지역 임대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온타리오주와 B.C.주는 이민자 유입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줄어든 반면 임대 공급은 계속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임대료 하락폭이 컸다.

유학생 밀집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연방 정부의 유학생 수 제한 조치로, 키치너-케임브리지-워털루 지역과 걸프 지역의 월 임대료는 각각 130달러, 50달러 하락했다.

온타리오주의 제조업 중심 도시들에서도 임대료 하락세가 이어졌다. 해밀턴(-40달러), 피터버러(-30달러), 오샤와(-20달러) 등은 제조업 경기 둔화와 맞물려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디트로이트와 국경을 접한 윈저는 임대료가 거의 변동 없이 유지됐다.

다만 보고서는 “이전보다 하락세가 뚜렷해졌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노동시장 약세가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이민자 수 제한이 인구 증가를 늦추면서 신규 가구 형성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임대료는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