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해 온 보복관세 상당수를 철회하고 새로운 무역·안보 관계 구축을 위한 협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22일 오타와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캐나다에서는 CUSMA로 불림)에 포함된 미국산 상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철폐한다”며 “이제 양국 간 대다수 품목에서 자유무역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전략 품목에 대해서는 기존 관세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협정에 부합하는 캐나다산 상품에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확인한 것은 긍정적 신호”라며 “이제는 공격적 대응보다 현실적이고 중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는 여전히 미국과의 교역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보유한 국가”라며 협상 여지를 강조했다.
이번 발표 직후 캐나다 달러 가치는 강세를 보였고, 재계는 미·캐 무역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캐나다경영협의회 골디 하이더(Goldy Hyder) 회장은 “여전히 전략 산업의 관세 문제가 남아 있지만, 최우선 과제는 USMCA의 성공적 검토와 갱신”이라며 정부의 대응을 환영했다.
카니 총리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관련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카니 총리의 결정은 좋은 일”이라며 “캐나다와 매우 좋은 관계를 원한다. 나는 카니를 좋아한다”고 언급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 4월 총선에서 “트럼프의 관세에 맞서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나 집권 후에는 점차 유화적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 6월에는 미국 기업들이 반대했던 디지털세 도입을 철회했고, 7월에는 합의 불발 시 추가 제재를 추진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철회했다. 다만 미국이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한 50% 관세에는 여전히 25%의 보복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양국 협상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최종 합의까지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 보좌관으로 미·캐 관계를 담당했던 브라이언 클로는 “미국의 요구 사항이 너무 많아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니 총리는 향후 협상에서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목재 등 주요 산업을 우선 의제로 삼고, 2026년 7월 예정된 CUSMA 정기 검토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토 절차는 내년 봄부터 시작될 수 있으며, 캐나다는 곧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으로는 이번 결정이 카니 총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유당은 현재 하원에서 소수 정부를 운영하고 있어 야당의 협조 없이는 주요 법안 처리와 신임 투표를 통과하기 어렵다. 제1야당인 보수당은 “카니 총리가 미국에 지나치게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