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편의점(Depanneur)을 운영하는 한인 개인사업자이다.
F사와 인터락 머신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현금 카드와 크레딧 카드를 결재수단으로 받는 평범한 가게다.
지난 9월 이씨는 F사로부터 이상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327.81를 반환하라는 편지였고, 이유는 도난카드를 사용한 결재이므로 이씨의 가게 계좌에서 자동인출해 간다는 일방적인 내용이었다.
황당한 이씨가 혹시나 해서 컴퓨터에 저장된 판매자료를 조회해 보니, 7월에 담배 세 카톤을 판매한 기록이 있었고, 당시 찝찝했던 상황이 기억났다.
그 날 중동계 청년 3명이 들어와 친한 척하면서 담배 3카톤을 달라고 했고, 찾는 담배가 없다고 하니 “아무거나 달라”고 했다. 그 뒤 신용카드로 결재하는데 키패드를 멀찌감치 들고는 번호를 많이 넣기에 “뭐 하는거냐”고 물었더니 “비밀번호를 넣는거다”라면서 빠른 손놀림으로 번호를 계속넣었다. 조금 후에 카드 승인이 났고, 담배를 들고 뒤돌아서는 청년들 옆모습에서 음흉한 미소가 비쳤다고 한다.
이씨는 자꾸만 그 기분 나쁜 미소가 떠올라 컴퓨터 전문가에게 문의했고, “훔친 카드나 해킹한 계좌번호를 이용한 범죄로 의심된다”는 답을 들었다.
즉, 해터가 만든 통신용 특수 프로그램을 탑재한 카드를 단말기에 넣어 F사의 서버 컴퓨터에 연결한 뒤 훔친 계좌번호를 입력해 결재가 된 것이다. 얼마 후 계좌를 도난 당한 당사자는 카드사에 클레임을 걸었고 F사는 이씨에게 결재대금 반환청구 레터를 보낸 것이다.
그리고 지난 9월 말 해당 금액($327.81)은 이씨의 계좌에서 빠져나갔다. 담배 3카톤을 눈 뜨고 도둑 맞은 셈이다.
이씨는 변호사를 통해 F사에 항의 편지를 보냈지만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라고 한다.
이씨의 가게에서는 8월에도 유사한 범죄가 있었고, 바로 지난 주에는 ‘‘방코 로또 구입비 400불’을 같은 형태로 결재하려는 중동계 3인방(다른 그룹)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이씨가 인터렉 패드를 빼앗고 판매를 거부하자 근처에 ATM 머신이 어디 있는지를 묻고는 “다시 오겠다”며 모두 나갔다고 한다. 물론,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와 같이 해킹과 카드 결재를 악용해 가게에 피해(담배, 로또 등)를 주는 지능적인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주로 비디오 녹화설비가 없는 곳 위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몬트리올 한인회는 이러한 범죄가 반복돼 한인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민들에게 공지하기로 했다.
한인회 김종민 경제이사는 “몬트리올에는 편의점(데파노)을 운영하는 한인 개인사업자들이 많아 유사 범죄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며 “훔친 개인정보를 이용한 지능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한인 개인사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몬트리올 한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