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中, 특정후보들 지원…캐나다 총선 개입 ‘공격적 게임'”

한-캐나다 정상회담 기자회견 하는 트뤼도 총리(2022.9.24)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중국이 캐나다 선거에 개입하려 “공격적인 게임을 벌였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영국 BBC방송은 캐나다 정보 당국이 중국 정부가 후원하는 후보의 “비밀 조직”을 적발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트뤼도 총리가 이렇게 주장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2019년 총선 당시 중국이 최소 11명의 후보를 지원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BBC는 전했다.

앞서 캐나다 현지방송인 ‘글로벌 뉴스’는 익명의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중국이 여러 후보에게 선거 자금을 보냈고 중국 작전 세력이 이들 후보의 선거 자문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한 번은 온타리오 지역구 의원 사무실을 통해 25만 캐나다 달러(16만 파운드·약 2억 5천400만 원)를 송금한 경우도 있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이 매체는 또 토론토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막후 선거 지원을 지휘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현직 의원들 사무실에 스파이를 심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중국이 이처럼 트뤼도 총리가 속한 자유당과 야당인 보수당 양쪽 진영을 상대로 선거 개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성공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논평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7일 기자들에게 “선거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했고, 앞으로도 우리의 민주적 질서와 제도에 개입하려는 외세의 기도에 맞서기 위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우리는 중국이든 아니든, 세계 여러 나라가 우리의 제도와 민주주의를 망치려 공격적인 게임을 벌이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자국 정부는 캐나다 선거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며 “국가 대 국가의 관계는 대등한 관계에서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캐나다는 대중 관계를 해치는 발언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경찰 당국은 지난달 중국이 외국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들을 송환하거나 기소하기 위해 유럽 각국에 경찰 조직을 운영하며 범법 행위를 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네덜란드 현지 매체는 중국이 외국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 외교적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이를 통해 유럽 내 반중 인사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또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등 몇몇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중국 정부에 이들 경찰 조직을 폐쇄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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