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게임 개발 일을 위해 이탈리아에서 몬트리올로 이주하게 된 파가니니씨는 얼마 전 예상과 다른 소식에 당황했다. 퀘벡 주정부에서 분명 통과한 본인의 불어 능력 시험 TEFAQ 성적을 의심해 기각, 영주권 취득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당시 파가니니씨는 이미 CSQ 자격을 얻는 과정 속도를 올려주는 Quebec Experience Program에 부합할 정도로 실력 있는 외국인 노동자임이 증명된 상태였고 영어와 이탈리아어까지 구사할 수 있다. 즉 불어 능력만 검증되면 퀘벡 주 영주권이 코앞에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를 위해 1년동안 매주 10시간 가량 공부하며 결국 목표 TEFAQ 점수를 성공적으로 받았으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퀘벡 이민부서의 시험 결과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통보와 무려 6개월간의 무소식이었다.
길고 긴 항의와 문의 끝에 마침내 도착한 시험 주관 기관 CCIP측에서의 답변은 퀘벡 주정부가 본인의 구술영역 점수를 재검토 이후 “자유롭게 언어 구사”등급에서 “단순 대화만 가능”등급으로 격하시켰다는 것이었다. 이에 관해 자세한 채점 기준의 대한 정보는 없었으며, 주최측의 해명으로는 오로지 구술 영역의 심사의원에 따른 주관성뿐이었다고 파가니니씨는 전했다. 결국 불투명한 이유로 인해 현재 working visa가 몇 주 밖에 남지 않은 당사자의 영주권 취득은 엎어지게 된 것이다.
정부측은 퀘벡 이민 부서에 따르면 2900명 가량의 외국인 노동자가 파가니니씨처럼 영주권 신청을 했으며 정부 대변인에 따르면 2017년엔 97명의 불어 TEFAQ시험 점수, 특히 구술영역의 점수를 재 검토했다고 알려졌다. 그 중 60% 가량의 점수가 낮춰졌다. 최근 들어 증가한 시험 점수 재검토의 이유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시험응수자의 개인적인 프로필을 언어능력 평가에 참고한 것 이라고 반복했다.
퀘벡 이민부서장 David Heurtel또한 시험 결과 변경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퀘벡 주 영주권을 얻으려는 외국인들이 나날이 증가하는 만큼 더욱 신중을 가해서 불어로 업무 해결이 가능한 노동자 선별을 하는 것이 나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근래에 급증한 시험 재검토 현상에 대한 이유에 대한 해답은 하지 못했으며 정부는 CCIP와 시험이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협조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처럼 정부측에서 명쾌한 해답을 제공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민법 변호사 David Chalk등의 전문가들은 만약 정부측에서 TEFAQ시험에 신뢰를 줄 수 없으면 다른 시험을 사용하던가 현재 시험의 난이도를 공식적으로 올려야 한다면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파가니니씨처럼 처음에 시험을 통과했다 생각하는 이들은 CSQ자격증 취득을 위해 $800이라는 거금을 지불했다가 불시의 통보에 인해 그 금액을 잃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논란이 가속되는 중 CCIP는 5월말 파가니니씨에게 재시험 기회를 무료로 주었으나 결과적으로 저득점의 변경은 없었다. 현재 파가니니씨는 일단 몬트리올에서의 생활을 어떻게든 이어 나갈 것이라 전했지만 불확실한 미래 속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현재 민간의 반응 또한 대체적으로 주정부와 CCIP의 처신에 비판적이며, 재시험마저 충분한 시간을 주고 치러지지 않았음을 지적하거나 앞으로 캐나다 이민에 악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학생기자 오상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