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정부, 노스볼트 배터리 공장 지원 철회…공적자금 손실 논란 확산

Christine Fréchette X

퀘벡 주정부가 몽테레지(Montérégie) 지역에 건설될 예정이던 노스볼트(Northvolt)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전격 중단했다. 이에 따라 총 70억 캐나다 달러 규모로 추진됐던 ‘퀘벡 역사상 최대 민간 투자 프로젝트’는 좌초 위기에 놓였으며, 막대한 공적 자금 손실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크리스틴 프레셰트(Christine Fréchette) 퀘벡주 경제부 장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노스볼트가 퀘벡 시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사업 계획을 제출하지 못했다”며 “주 정부는 더 이상 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퀘벡 주정부는 지금까지 5억1천만 캐나다 달러를 프로젝트에 쏟아부었으며, 이 가운데 2억7천만 캐나다 달러는 지난 3월 스웨덴 본사가 파산하면서 그대로 손실 처리됐다. 또 2023년 토지 매입용으로 제공한 2억4천만 달러 대출은 이자를 포함해 현재 2억6천만 달러에 달하며, 주 정부는 계좌 동결과 자산 매각을 통해 회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주 정부는 이미 동결된 은행 계좌에서 2억 캐나다 달러가량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퀘벡 주 고등법원은  정부 요청을 받아들여 노스볼트 북미 법인을 지급불능 상태로 선언하고 채권자 보호 절차에 착수했다. 법원 지정 파산관 장-가뇽(Jean Gagnon)은 “80여 개 잠재적 투자자와 접촉했으나, 기한까지 제출된 구속력 있는 제안은 한 건도 없었다”며 사실상 재가동 가능성이 없음을 확인했다.

노스볼트는 성명을 통해 “정부의 돌연한 결정으로 직원과 협력업체들이 졸지에 길을 잃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회사는 “채무 상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프로젝트를 포기시켰다고 주장했지만, 동시에 “퀘벡 주정부의 전폭적 지원 없이는 이 규모의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없다”며 법원 절차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로 50여 명의 직원이 해고됐으며, 경영진도 전원 사임했다. 법원은 현장 관리와 안전을 위해 15명을 임시로 재고용하도록 승인했다.

노스볼트는 2023년 몬트리올 인근에 ‘기가팩토리’를 세우겠다고 발표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실제 공사 진척은 사전 준비 단계에서 멈췄다. 이후 정부가 신규 투자자 유치를 줬지만, 결국 성과 없이 무산됐다.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라이트(Lyten)가 인수 의향을 밝혔으나, 기존 구상과 다른 프로젝트를 제시하면서 정부의 추가 지원 요구까지 나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프레셰트 장관은 “이번 실패가 퀘벡 배터리 산업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전략 광물과 배터리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계획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단체는 막대한 손실을 남긴 이번 사태가 정부의 투자 검증 과정의 허술함을 드러냈다며 철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파산 절차와 함께 정부의 산업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성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레고 정부는 공적 자금 운용에 대한 책임론과 야권의 집중 공세에 직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