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시 제1호(詩第一號)

 

■ 이 상

13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適當하오.)

第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第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第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人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다른事情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中에1人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中에2人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中에2人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中에1人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適當하오.)

13人의아해가道路로疾走하지아니하여도좋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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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건축을 전공했다는 걸 염두에 두고 건축의 조감도를 새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새도 까마귀의 눈으로 공중에서 13명의 아이들이 질주하는 도시의 모습을 본다면 이 시는 그림에 빗대어 추상화가 되겠다. 독자에게 아주 불친절한 공포영화처럼 13명의 아이들은 막다른 골목을 질주한다 그 골목이 막다른 곳이든 아니든 그건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질주하는 아이들은 무서운 아이도 되고 무서워하는 아이도 된다. 그러니까 공포의 주체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반전은 독자에게 맡긴다. 1930년 일제치하, 예수와12명의 제자를 연상시키는 13명의 아이들… 에드가 알레 포우의 공포 소설이 영화로 된다면… 검은 깃털을 달고 어둡고 질퍽한 골목에 갇힌 것이 나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