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벌새”의 김보라 감독을 만나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바탕으로 당시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14살소녀 은희의 시선을 통해 되돌아보는 내용을 담은 영화 “벌새”의 김보라 감독과 영화에관해 이야기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보라 감독의 데뷔작 “벌새”는 2019년8월29일에 개봉을 앞두고 이미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을 시작으로 제18회 트라이베카영화제 국제장편경쟁부문촬영상, 여우주연상, 작품상에 이어 제1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제너레이션14플러스부분 국제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첫 영화로 데뷔한 후 초청받은 판타지아 영화제에 참석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 올 한해 한국에서 거의 못 지낼 정도로 영화제에 많이 참여하게 됬는데 각. 나라에 대해서 배우는 것도 좋고, 그전까지 많은 나라를 여행해 본 경험이 없어서 영화와 함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재미있는 점은 평소 예술가로서 애국심에 취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인데도 나라와 경험을 같이 공유한 사람으로서 먼 곳에서도 지지해주시는 한국분들께 되게 감사했다. (베를린 영화제 때 이름도 남기지 않고 커피를 주고 가신 분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제목을 “벌새”로 짓게 된 이유는?

  • 벌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인데 그 작은 몸으로 1초에 80번을 날개짓하며 먼 거리를 날아다닌다. 그래서 동물적인상징으로는 희망, 사랑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의미하고 있고, 그런 부분이 주인공“은희”의 여정과 매우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출가의 입장으로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

  • 영화를 만들 때 바램이 있다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본인의 이야기와 만나는 시간이 됬으면 싶었다. 본인마다 가지고 있는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크게 건들이는 영화들이 있는데 그런 영화들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연출장면은?

  • 시기마다 달라지는 것 같다(웃음). 모든 장면에 애정이 있지만 몇 가지를 뽑자면, 영화의 첫 시작을 열어주는(엄마를애타게부르는)오프닝과 은희가 집안에서 춤을 추는(극 중 은희의 답답한 마음을 표현해 준)장면이 있다.

많은사건 중 성수대교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 성수대교 붕괴 사건이 1994년도에 상징적인 큰 사건이었고, 은희라는 주인공 역시 관계속의 붕괴, 마음의 붕괴를 계속해서 겪기 때문에 은희의 세계 또한 붕괴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성수대교붕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1994년만해도 한국 사회 역시 선진국대열에 들기 전 이였기때문에 우리모두가 벌새처럼 날개짓을 했던 시대적배경이 벌새의 가족이야기와 맞닿아있고, 그 시대에서의 압박이 어떻게 성수대교의 물리적 붕괴와 연결되어 있는지 이야기 하고싶었다.

주인공을 중학생 여자아이로 삼은 이유가 있다면? (그 당시 폭력적인 사회안에서의 가장 약자의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맞는지?)

  • 그것도 맞는 이야기이다. 한국 영화에서 남자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많은데 비교적 소수자/약자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서 자연스레 여자아이의 입장이 나왔다. 여자아이들은 보통 중학생때 사회가 얼마나 쓴지 알게되고 압박과 스트레스의 문턱을 넘는 시기인데 그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가 결코 어른들이 경험하는 세계와 어리다는 이유로 많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사회의 통증을 더 민감하게 온몸으로 겪어낸다고 생각했기때문에 아이들에 대한 영화를 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 은희의 생활환경이 절대 평탄하지만은 않다. 그런데도 은희가 영지로 인해 희망을 품게 되는 과정을 보여줬는데 왜 그 희망을 다시 앗아간 설정을 했는지?

  • 제가 못된 감독이어서 그렇다(웃음). 성수대교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는 필연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새로운 탄생이 있으려면 누군가가 죽는 상징적인 죽음이 있는데 영지가 떠남으로서 은희에게 자신의 삶을 홀로서게 되는 계기가 됬다고 생각한다.

당시의 부조리한 사회상을 영화에 잘 담아냈는데 다음 주제가 될만한 현 사회적 이슈가 있다면?

  • 사람들의 우울이나 깊은 슬픔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한 슬픔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서로가 어떻게 치유하고 치유될 수 있는지를 말하고싶다.

영화를 하게 된 계기와 힘든 점이 있었다면?

  • 처음부터 거창한 계기는 없었다. 재미있어 보여서 선택한 연극영화학과 진학 후 영화가 결코 재미로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흔히 사람들이 영화를 한다고 하면 멋있다고 많이 하시는데 준비하는 과정이 정신적/육체적으로고 되고 힘들다. 보이는 것 만큼 재미있는 직업은 아니지만, 직업이 삶과 일치한다는 기쁨에 있어서 큰 삶의 의미를 주는 직업이다.

김보라 감독은 이 지면을 빌어 와주신 한국교민분들께 너무감사하고 반가운 마음을 전하고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