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 승무원 노조, 72시간 파업 예고…회사도 직장폐쇄 맞불

에어캐나다 승무원 노조가 사측에 72시간 파업 예고를 전달하자, 에어캐나다가 즉각 직장폐쇄(lockout) 방침을 발표하며 양측의 노사 갈등이 정면충돌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 사태로 주말부터 에어캐나다의 국내외 항공편 운항에 대규모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캐나다공공노조(CUPE) 에어캐나다 지부는 13일 자정 직후 성명을 내고, 동부시간 기준 오전 0시 58분 파업 예고를 공식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에는 에어캐나다 메인라인과 루즈(Rouge) 항공편에서 근무하는 1만여 명의 승무원이 참여 대상이다.

웨슬리 레소스키(Wesley Lesosky) 노조 지부장은 “임금과 무급노동 문제에서 협상이 멈췄다”며 “파업 예고는 실제 파업이 목표가 아니라 회사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면 합의를 통해 계약을 비준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에어캐나다는 노조의 요구를 ‘지속 불가능하고 과도한 보상 인상’이라고 규정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회사 측은 제3자 구속중재를 제안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오전 1시 30분 직장폐쇄 통보를 노조에 발송하고, 17일 새벽 1시 30분부터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회사는 “더 이상 합의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고객과 직원, 운영을 불확실성에 방치할 수 없다”며 “필요 시 정부에 강제 중재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임금·무급노동이 핵심 쟁점
노조와 회사는 올해 초부터 새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협상을 벌였으나, 임금 인상 폭과 ‘지상 근무’ 유급 여부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에어캐나다는 최근 4년간 총 보상 38% 인상안을 제시하며, 지상 근무 수당 문제도 일정 부분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는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고, 여전히 모든 근무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거부했다.

CUPE는 승무원들이 비행 전후 안전 점검, 탑승 지원, 객실 준비 등 지상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승무원 대다수가 여성인 만큼, 이 같은 구조에는 성별 불평등이 내포돼 있다고 주장했다. 에어캐나다는 “출발 1시간 전부터 도착 15분 후까지를 근무시간으로 규정해 해당 업무를 포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항공편 운항 대규모 차질 불가피
에어캐나다는 하루 평균 약 13만 명을 수송하고 있으며, 이 중 2만5천 명은 해외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승객으로 파업 시 ‘발 묶임’ 사태가 우려된다. 회사는 15일부터 단계적으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해 주말에는 메인라인과 루즈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지할 계획이다. 다만 재즈(Jazz)와 PAL항공이 운영하는 에어캐나다 익스프레스 노선은 정상 운항된다.

회사 측은 취소 항공편 승객 전원에게 전액 환불을 제공하고, 다른 국내외 항공사와 협력해 대체 여행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포터항공과 웨스트젯, 플레어항공 등 경쟁사들도 수요 변화를 주시하며 일부 지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 정부도 중재 나서
패티 하이두 연방 고용·가족부 장관은 전날 양측과 각각 만나 협상 지속을 촉구하며, 연방 중재위원들이 협상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공정한 계약을 위한 쟁의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정부 개입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이 막판 극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17일 새벽부터 에어캐나다의 국내외 항공편 운영에 대규모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