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개인전에서 10년 만에 메달을 땄더라고요. 잊고 지냈던 목표 의식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어요.”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곽윤기(33·고양시청)는 새로운 자극을 얻었다고 말했다.
‘맏형’ 곽윤기를 필두로 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12일 오후 귀국했다.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에서 한국은 남녀 계주 금메달을 나란히 획득했고, 여자부에선 최민정(성남시청)이 종합 1위를, 남자부에선 이준서(한국체대)가 종합 3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남자 대표팀은 황대헌(강원도청)과 박장혁(스포츠토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이탈해 전력 공백이 생긴 가운데서도 힘을 냈다.
동생들 몫까지 해내겠다고 다짐했던 곽윤기는 계주 금메달 획득에 앞장선 것은 물론, 개인전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두 개의 메달을 따냈다.
팬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국장에 들어선 곽윤기는 “많은 사랑을 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는 “1년 동안 호흡을 맞춘 장혁이와 대헌이의 부재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따라와 준 후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에서 은메달을 땄던 한국 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뒤 두 손을 포개 잠자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던 곽윤기는 “올림픽 때 하지 못한 세리머니를 할 수 있어 좋았다”며 “경기가 너무 편안했다는 뜻이었다. 우리는 정상에 섰을 때 가장 편안한 마음을 느낀다는 의미”라고 ‘근거 있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인전 메달 역시 곽윤기에게는 큰 의미를 지닌다.
주로 대표팀 단체전 멤버로 뛰어온 그가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메달을 따낸 건 종합 우승을 차지한 2012년 대회 이후 처음이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에 너무 집착하면서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의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것 같다”며 “이번에 (1,000m) 3등을 한 게 10년 만의 개인전 메달이었는데, 묘한 감정이 뒤섞였다. 앞으로 선수 생활에 있어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33살의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곽윤기의 스케이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달 열릴 2022-2023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둔 곽윤기는 “이번 대회에서 오랜만에 유관중 경기를 치렀는데, 응원을 받으면서 선수로서 살아있음을 느끼게 됐다”며 “다가오는 선발전에서도 유관중으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한편,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에 따라 자동으로 다음 시즌 국가대표 자격을 얻은 이준서도 팬들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세계선수권에서 종합 3위 안에 든 선수 중 남녀 상위 1명씩을 차기 시즌 국가대표로 자동 선발한다.
이에 따라 이준서와 최민정은 다음 시즌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이준서는 “형들이 빠지면서 그 몫까지 내가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마무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이 준비해서 발전된 모습으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boin@yna.co.kr
Copyrights ⓒ 한카타임즈(https://hanca.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