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4일 미국 국제무역법원(Court of International Trade, CIT)의 리처드 이튼(Richard K. Eaton) 판사는 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를 근거로 부과된 관세 환급과 관련하여 중요한 명령을 내렸다. 이번 명령은 Atmus Filtration, Inc. v. United States (Court No. 26-01259) 사건에서 발령된 것으로, IEEPA 관세 환급 절차의 방향을 처음으로 제시한 본격적인 사법적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Learning Resources v. Trump 판결이 있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IEEPA는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단하였다. 즉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부터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펜타닐 관세와 상호관세는 법적 권한 없이 부과된 것으로, 위법성이 확정된 것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가장 큰 쟁점은 이미 납부된 관세를 어떻게 환급할 것인가였다. 이번 CIT 명령은 바로 그 환급 절차에 대해 중요한 방향을 제시했다.
모든 수입업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판결
이튼 판사는 명령에서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혔다.
“IEEPA 관세가 적용된 수입신고의 importer of record는 모두 Learning Resources 판결의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는 환급 대상이 특정 소송 당사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IEEPA 관세가 적용된 모든 수입신고(entry)에 원칙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이튼 판사는 앞으로 IEEPA 관세 환급 관련 사건을 전담하여 관리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향후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2026년 3월 6일 (10:00 a.m. EST) 비공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CIT가 CBP에 지시한 두 가지 조치
이번 명령에서 CIT는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에게 두 가지 구체적인 조치를 지시하였다.
1. 미정산 수입신고 (Unliquidated entries)
아직 정산(liquidation)이 이루어지지 않은 수입신고에 대해서는 IEEPA 관세를 고려하지 않고 정산하도록 지시하였다. 이는 사실상 IEEPA 관세를 정산 계산에서 제외하라는 의미이며, 이미 납부된 관세는 환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2. 정산되었지만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경우
이미 정산(liquidation)이 이루어졌지만 아직 최종 확정(final liquidation)되지 않은 수입신고, 즉 CBP가 행정 절차에 따라 재정산(reliquidation)을 할 수 있는 수입신고의 경우, CIT는 CBP에게 해당 수입신고에서 IEEPA 관세를 제외하여 재정산하도록 지시하였다.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
이번 명령이 모든 상황을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다. 우선, 이미 최종 확정된 수입신고(final liquidation)의 경우, 이번 CIT 명령은 직접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환급 권리의 범위가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 향후 추가적인 법적 판단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환급 절차 자체도 즉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CBP는 IEEPA 관세 환급을 처리하기 위해 내부 전산 시스템을 수정하거나 행정 절차를 정비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준비 과정 때문에 실제 환급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환급 과정에서는 일부 통관 유형에서 실무적인 복잡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drawback이 적용된 통관이나 reconciliation이 진행된 통관, 또는 기타 사후 정산 프로그램이 적용된 수입신고의 경우에는 단순한 환급 절차로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향후 세관의 행정 지침이나 법원의 추가적인 판단을 통해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항소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 이번 CIT 명령은 향후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서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환급의 범위나 절차가 추가적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환급 문제의 최종 결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수입업자들이 고려해야 할 대응
현재 단계에서 수입업자들은 환급 권리를 보존하기 위한 실무적 대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정산(liquidation)이 이루어진 수입신고에 대해서는 CBP에 protest를 제출하여 정산에 이의를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이미 정산이 최종 확정(final liquidation) 된 수입신고의 경우에는 환급을 받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소송 제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향후 환급 절차가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환급 권리를 보존하기 위한 실무적인 대응으로 볼 수 있다.
환급 절차의 출발점
이번 CIT 명령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법적, 행정적 문제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법원이 IEEPA 관세 환급의 기본 원칙을 명확히 인정하고 CBP에게 실제 환급 절차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동안 불확실했던 IEEPA 관세 환급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IEEPA 관세를 납부하고 환급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희소식이자 향후 환급 절차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김진정, 미국 관세법 변호사
pa@acilawgrou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