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의사, 안락사 집행 거부

두 명의 여성 연구원이 라발 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을 상대로 안락사와 관련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원론적으로 안락사 집행<aide médicale à mourir (AMM)>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의사들이라고 할지라도 집행요구가 있을 시 양심의 가책을 이유로 들어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발효된 안락사 관련법안에 따르면 의사는 자신의 소신에 근거하여 AMM(안락사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법이 발효되기 전 라발의 건강 및 사회복지센터(CISSS)는 지역 의사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법안에 찬성한 반면 이들 중 3분의 1 가량은 집행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그로부터 18개월이 지난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그동안 안락사 집행을 요구 받은 의사들 중 77% (61명 중 47명)가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Marie-Ève Bouthillier 와 Dre Lucie Opatrny, 이들 2명의 연구원 20여명의 의사들을 상대로 인터뷰해 본 결과 이들 중 일부는 종교적 또는 도덕적 이유에서라기보다는 이미 맡고 있는 업무의 과중함 때문에 안락사를 집행하기 위한 별도의 준비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퀘벡 전문의 협회 의학지인 Le spécialiste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연구원 Dre Opatrny은 La Presse와의 인터뷰에서 “안락사집행을 거부한 의사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히며 라발지역의 경우 안락사 기준에 적합판정을 받은 환자들 모두는 원하는 뜻을 이루었지만 이를 집행하는 의사는 극히 소수에 집중되었다고 설명했다. Dre Opatrny는 그렇다고 해서 안락사 집행을 거부한 의사들을 비난할 수만도 없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라발의 CISSS 전문서비스 담당자이기도 한 그녀는 이번 연구목적이 의사들에게 안락사 집행을 위해 보다 나은 환경을 지원해 주고 AMM(안락사의 집행)을 원하는 환자들에게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접근을 보장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공동으로 참여한 몬트리올 대학교 임상윤리학회 멤버인 Mme Bouthillier는 많은 의사들이 “심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환자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고 한다. Dre Opatrny는 안락사 집행과 관련하여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를 통해 “이와 같은 실정은 비단 라발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퀘벡에서 안락사집행과 관련된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라고 결론 지었다. ‘양심의 가책’을 이유로 안락사 집행을 거절한 47명의 의사들 중에서 22명이 이번 조사에 응해주었으며 이들의 연령분포는 26세에서 67세로 다양했으며 남, 녀 비율은 동일했다.

*인터뷰를 통해 파악된 결과- 의사 한 명당 내적, 외적요인별 카테고리에서 복수의 응답을 선택하였다.

72 %의 의사들이 양심의 가책을 이유로 안락사 집행을 거절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안락사에는 찬성하고 있다.

22 % 는 확고한 종교와 도덕적 신념을 들어 안락사 집행을 거부하고 있다.

59 % 는 안락사를 집행하는데 무거운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36 % 는 자신들의 임상전문지식이 결여되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27 % 는 동료 또는 사회로 비난을 받을까 염려하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의 의사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41% 는 이미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자신들에게 안락사 집행을 맡기지 말았으면 한다고 답하며 준비절차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고 털어놓았다.

32% 는 차후 법적 책임이 따르지나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지난 10월말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퀘벡 전 지역에서 2016년 6월 10일부터 2017년 6월 9일까지 안락사를 희망한 992명중 62%에 해당하는 638명이 안락사 집행을 통해 영면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해당자료에서는 지역에 따라 안락사 허용비율이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몬트리올에서는 205명의 안락사 희망자 중에서 93명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라발에서는 113명중 53명에 대한 신청만을 받아들이며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은 안락사 집행이 거부되었다.

기사제공: PETIT TOKE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