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가 올해 총선부터 유권자들에게 선거 관련 안내문을 불어로만 발송하기로 한 가운데 퀘벡 고등법원이 투표에 필요한 일부 안내자료를 불어와 영어로 함께 발송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5일 퀘벡주 총선을 앞두고 각 가정에 발송되는 최종 ‘투표 알림카드(reminder card)’에는 불어와 영어가 모두 사용된다.
퀘벡 고등법원의 실뱅 뤼시에(Sylvain Lussier) 판사는 지난 16일 퀘벡 선거관리기관인 Élections Québec이 투표 알림카드를 불어와 영어로 준비하도록 명령했다.
법원은 이를 위해 퀘벡 불어헌장(Charter of the French Language)의 관련 조항 적용을 당초 10일 동안 정지시켰으며, 21일에는 이 조치를 선거일인 10월 5일 오후 11시59분까지 연장했다.
법원은 Élections Québec에 영·불 이중언어로 작성된 알림카드를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유권자들에게 우편으로 발송하도록 명령했다.
이번 논란은 Élections Québec이 지난 1일 올해 총선부터 우편으로 발송하는 선거 관련 안내자료를 원칙적으로 불어로만 제공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2022년 채택된 퀘벡의 불어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정부기관이 시민들과 의사소통할 때 불어 사용을 우선하도록 한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Élections Québec이 총선 때 우편으로 보내는 자료는 크게 세 종류다. 투표방법 등을 설명하는 선거 가이드, 해당 주소에 등록된 유권자와 사전투표 장소를 알려주는 등록 안내서, 그리고 지역구 후보자 명단과 선거 당일 투표장소를 알려주는 최종 투표 알림카드다.
과거에는 이러한 선거정보가 불어와 영어로 제공됐지만 올해 총선에서는 처음으로 불어만 사용하기로 했다.
영어권과 불어를 이해하기 어려운 유권자들은 우편물에 표시된 QR코드를 이용해 Élections Québec 웹사이트의 영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영어권 단체들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노인 등 일부 유권자에게 QR코드만을 통한 영어 정보 제공은 충분하지 않다며 법원에 긴급명령을 요청했다.
법원도 이 같은 문제를 일부 받아들였다.
뤼시에 판사는 불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퀘벡 주민들이 투표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irreparable prejudice)’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판결로 모든 선거 안내자료가 다시 영어로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각 가정에 발송된 선거 가이드와 유권자 등록 안내서는 영어판을 다시 우편으로 보내지 않는다.
법원은 이 자료들을 다시 제작해 발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든다는 Élections Québec의 설명을 받아들였다.
대신 아직 발송되지 않았던 최종 투표 알림카드에 대해서는 영·불 이중언어 제작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받게 되는 최종 알림카드에는 해당 지역구 후보자 명단과 10월 5일 선거 당일 투표장소 등의 정보가 불어와 영어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퀘벡의 불어 보호정책과 선거권 보장을 위한 정보 접근권이 충돌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Élections Québec은 독립적인 선거관리기관으로 약 640만 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이번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퀘벡주 총선 본투표는 10월 5일 실시되며 사전투표는 9월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특히 이번 선거부터 선거구 지도가 변경된 지역도 있어 유권자들은 자신이 등록된 선거구와 투표장소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영어권 유권자들은 최소한 선거 직전에 발송되는 투표 알림카드에서는 영어로 후보자와 투표장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미 발송된 선거 가이드와 유권자 등록 안내서에는 불어전용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퀘벡의 언어정책과 선거정보 접근권을 둘러싼 논란은 총선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