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정부가 에어버스의 차세대 중소형 여객기인 ‘A220-500’ 개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캐나다 연방정부와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에어버스가 아직 신형 기종 개발을 공식 확정하지 않은 만큼 실제 투자 규모와 지원 방식이 결정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퀘벡주 경제부 장관실은 최근 로이터통신에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른 단계”라며 “퀘벡주 정부는 연방정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과 함께 이 프로젝트의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A220-500은 현재 운항 중인 A220-300의 동체를 연장해 좌석 수를 늘린 모델로, 항공업계에서는 최대 180명 안팎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A220 계열은 100~150석 규모의 단일통로 항공기 시장에서 에어버스와 보잉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핵심 기종으로 평가받는다.
A220은 원래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Bombardier)가 ‘C시리즈(C Series)’라는 이름으로 개발한 항공기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 부담을 겪으면서 2018년 에어버스가 프로그램의 지배권을 인수했고, 이후 기종 명칭도 현재의 A220으로 변경됐다.
현재 A220 프로그램의 본부와 주요 생산시설은 몬트리올 북쪽 미라벨(Mirabel)에 위치해 있으며,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도 최종 조립라인이 운영되고 있다. 에어버스가 프로그램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25%는 퀘벡주의 투자기관인 인베스티스망 퀘벡(Investissement Québec)이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A220-500 개발이 공식화될 경우 퀘벡은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설계와 연구개발, 부품 생산, 최종 조립 과정 대부분이 미라벨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퀘벡 항공우주 산업 전반에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A220-500 개발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최근 대규모 항공기 구매 움직임도 있다. 말레이시아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는 지난 5월 A220-300 항공기 150대를 주문하면서, 에어버스가 A220-500을 개발할 경우 신형 기종도 최대 150대까지 추가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토니 페르난데스(Tony Fernandes) 에어아시아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항공기는 A220-500″이라며 에어버스가 개발을 결정할 경우 자사가 초기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아시아 외에도 여러 항공사가 A220-500 개발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A220보다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으면서도 연료 효율이 높아 노후화된 중형 항공기를 대체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퀘벡주 정부 역시 A220-500 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칠 효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현재 캐나다에서 약 5천3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천 명 이상이 퀘벡주에서 근무하고 있다. 미라벨 공장은 A220 생산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주변에는 수백 개의 항공우주 관련 기업과 협력업체가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신형 기종 개발은 단순히 생산량 증가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 투자와 첨단기술 인력 확보, 협력업체 신규 계약, 장기적인 고용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퀘벡주 정부가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러한 경제적 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에어버스는 아직 A220-500 개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A220 생산량 확대와 프로그램의 수익성 개선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충분한 시장 수요와 사전 주문이 확보돼야만 신형 기종 개발을 공식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항공기 임대회사들은 A220-500의 시장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항속거리와 개발 비용, 기존 기종과의 차별성 등을 둘러싼 검토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개발 발표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이번 사업 참여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항공우주 산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 전략 산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에어버스가 개발을 공식 결정할 경우 퀘벡주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지원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220-500 개발 여부는 올해 하반기 에어버스의 시장 조사와 주요 항공사들의 추가 주문 협상 결과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개발이 확정될 경우 미라벨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한 퀘벡 항공우주 산업은 향후 10년 이상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