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 한방 봄철 양생법(2)

봄날의 기후가 따뜻해짐에 따라 몸에 힘이 없고, 자주 졸리고 전신이 무기력하게 느끼는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춘곤증이라고는 하는데 이 증세는 봄이 되면 겨우내 추워서 잔뜩 웅크렸던 몸이 풀어지고 계절의 변화에 우리 생체리듬이 미처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은 자연의 기운이 인체의 기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자연의 변화, 즉 기후나 계절의 변화에 맞춰 인체를 치료한다. 한의학의 고서인 황제내경을 보면 “해가 바뀜에 따라 나타나는 기의 성쇠와 허실을 알지 못하면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없다”고 하였고 이 내경에 주석을 단 당대의 의학자 왕빙도 천지자연의 변화를 모르면 사람에게 병이 생기는 까닭도 알 수 없다고 하였다.

한의학에서는 오행(五行) 이라고 하여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기운이 충만한 계절로써 수의 기운은 응축시키고 저장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봄은 목의 기운이 충만한 계절로 목의 기운은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과 같이 응축되어있던 양기가 뻗어나가는 기운이다. 그런데 목은 토를 억제하고 이 토의 기운이 바로 몸 전체의 기(氣)를 주관하는 비위(脾胃)를 담당하기 때문에 봄이 되면 졸리면서 기운이 없어지고 입맛도 떨어지고 소화도 안 되는 춘곤증이 생기는 것인데, 특히 아이들은 어른보다 목의 기운이 더 강하기 때문에 춘곤증이 더 발생한다.

또 다른 면에서 관찰해보면 자연의 기운이 인체의 기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봄이 되면서 발생하는 양기의 움직임에 인체의 양기가 자연의 기운(氣運)변화에 맞추려 하기 때문에 몸이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 기가 부족한 증상이 나타남으로 춘곤증이 발생한다고 해석할 수 도 있다. 쉽게 설명한다면 겨울 동안 피부 속에 축적됐던 노폐물이 몸 밖으로 배출되기 위해서 에너지가 필요한데 몸이 여기에 에너지를 사용하다 보니, 혈액순환과 소화기능이 약해져 자연히 졸리고 나른한 춘곤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춘곤증의 증세로는 기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충분히 잠을 자는데도 졸음이 쏟아지고 식욕이 떨어지고 나른하며 권태감으로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으며 어깨가 뻐근하고 심하면 몸이 찌뿌둥하고 드물게는 불면증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운을 보강하는 치료법이 원칙이다. 황제내경에는 봄철양생법을 “봄에는 밤을 새지 말고, 남을 벌하지 말고, 베풀고

칭찬하며 만사를 여유롭게 하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봄에는 항상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춘곤증을 이기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