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법원이 퀘벡주 정부가 난민 신청자의 보조 데이케어 이용을 제한한 규정이 여성 난민 신청자를 차별한 것이라며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캐나다 대법원(Supreme Court of Canada)은 6일 판결에서 8대1 의견으로 난민 신청자의 보조 데이케어 이용을 제한한 퀘벡주의 제도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안드로마케 카라카차니스(Andromache Karakatsanis)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해당 제도는 모든 난민 신청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실제로는 여성에게 더 큰 차별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카라카차니스 대법관은 “난민 신청자 모두가 보조 데이케어 이용에서 배제되지만 여성은 육아 책임을 더 많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렴한 보육 서비스 접근 여부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제한이 캐나다 권리자유헌장(Canadian Charter of Rights and Freedoms)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유엔난민기구(UNHCR·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는 “보육 서비스 접근이 단순한 가족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존엄성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법원이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퀘벡 정치권에서는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퀘벡미래연합(CAQ·Coalition Avenir Québec)이 집권 중인 퀘벡 정부는 그동안 난민 신청자 증가가 공공서비스 부담을 가중시키고 프랑스어 보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프랑수아 르고(François Legault) 퀘벡 주총리 정부의 카테리 샹파뉴 주르댕(Kateri Champagne Jourdain) 퀘벡주 가족부 장관은 판결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퀘벡은 수천 명의 난민 신청자 자녀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퀘벡의 공공 보조 데이케어는 하루 약 9달러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어 수요가 매우 높은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르고 총리의 뒤를 이을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크리스틴 프레셰트(Christine Fréchette) 전 장관은 “퀘벡 주민의 자녀가 보조 데이케어에서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헌법의 ‘노트위드스탠딩 조항(notwithstanding clause)’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선 경쟁자인 베르나르 드랭빌(Bernard Drainville) 후보도 이번 판결에 대해 “수년 동안 데이케어 자리를 기다려온 퀘벡 주민들에게 모욕과도 같은 결정”이라며 같은 조항을 사용해 퀘벡 주민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여성 비주 시부아부아 카닌다(Bijou Cibuabua Kanyinda)가 제기한 소송에서 시작됐다.
카닌다는 2018년 세 자녀와 함께 퀘벡 남부의 비공식 국경 통로인 록섬 로드(Roxham Road)를 통해 캐나다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했으며 취업 허가도 받았지만, 난민 지위가 공식적으로 인정되기 전이라는 이유로 세 곳의 데이케어에서 입소를 거부당했다.
당시 퀘벡주 규정은 연방정부가 난민 지위를 승인한 이후에만 보조 데이케어 이용을 허용하도록 돼 있었다.
앞서 2022년 퀘벡 고등법원은 해당 규정이 주정부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단했으나 차별 여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항소법원은 이 규정이 여성 난민 신청자에게 불균형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고, 이번 대법원 판결로 그 판단이 최종 확정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육 서비스에서 배제되는 것은 난민 신청자의 사회 통합을 어렵게 하고 프랑스어 학습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며 “난민 신청자가 사회복지 제도를 악용한다는 고정관념을 강화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