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미국이 동맹국을 상대로도 첩보 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캐나다의 국방력에 대해 미 국방부가 불만과 우려의 시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WP는 온라인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 유출된 미 국방부 기밀문서를 입수했다면서 이 문건에 캐나다의 군사적 역량 부족에 대한 미국의 불만과 우려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문서에는 “광범위한 국방력 부족은 캐나다의 역량을 저해하는 한편 파트너십 관계와 동맹 기여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지난 2월 11일 캐나다 유콘주 상공에서 정찰풍선으로 의심된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에 대한 캐나다군의 대응과 관련해 캐나다 CF-18 전투기들의 대응이 “1시간 지연돼 미국의 지원이 필요했다”며 불만을 드러낸 대목도 나온다. 당시 캐나다군과 미군 전투기들이 출격했고 미군 F-22 전투기가 이 미확인 비행 물체를 격추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만들어 북미 영공 감시 임무 등을 캐나다와 함께 수행해온 미국은 오랫동안 캐나다에 국방비 지출을 늘릴 것을 압박해왔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북극권에 대한 감시 및 방어 역량 강화와 방어 시스템 현대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을 캐나다에 요구해왔다.
문서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와 관련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나토 관리들과 사적으로 나눈 대화 내용도 담겨 있다.
문서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그동안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나토 관리들과 사적으로 나눈 대화에서는 “캐나다는 2% 국방비 지출(목표)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현재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 규모로 각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권고하고 있다. 나토에 따르면 캐나다는 나토가 권고한 국방비 지출 목표인 2%에 훨씬 못 미치는 GDP의 약 1.29%를 국방비로 쓰고 있다.
또 문서에는 캐나다군이 지속적인 국방력 부족으로 인해 라트비아에서 나토 전투 그룹을 이끌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동시에 주요 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는 평가 내용도 담겨 있다.
캐나다군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장갑차와 탄약 등 10억 달러가 넘는 군사 지원을 제공했으며, 현재 라트비아에 있는 나토 전투 그룹을 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밀문서에 따르면 일부 나토 회원국들은 캐나다가 라트비아에 배치된 병력을 늘리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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