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김이듬

알아 나를 보는 거 알아

힐끔거리는 거

나도 내가 가끔 아름다운 거 알아

네 옆의 여자랑 다른 거 알아

나는 풀밭 위의 식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저 먼 맞은편에서 기회를 보는 거 알아 꾸밈없길 바라는 거 알아 벌거벗은 채 엎드리길 바라는 거 알아 안다고 참고 기다리면 온다는 말도 마지막 부분에선 감격적으로 달려온다고 물 한 방울에도 말하는 거 알아 물고기가 생선으로 가는 시간을 알아 프라이팬 위로 나를 깨뜨리는 백발이 된 아기 수호천사가 있다는 말 알아 알거든 나를 굽어 살피는 심지어 어루만지려는

마들렌 먹으면서 나는 저수지에서 빠져 죽어가는 사람을 본다

섭리일까

사람을 구하고 죽는 이는 아름다울까


‘시골 창녀’ 란 시를 써서 독자들에게 맹랑하고도 깜찍한 충격을 던졌던 김이듬. 모네의 ‘풀밭 위의 식사’를 보며 뿌리박힌 성의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종을 엮어서 모반을 꿈꾸고있다. 어쩐지 야한 이 시를 독자의 입장에서 맨몸으로 받으며 마지막 문단은 이해하지 않고 남겨두기로 한다. 프랑스과자 마들렌을 먹으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끄집어낸 의식의 흐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