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브리핑
손석희
돌아보면 참으로 힘든 시간들이었죠 겪지 않았으면 좋았던 일들을 모두 함께 겪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세상은 잠시 멈춰 섰을 뿐 2016년의 대한민국은 이미 한참 전에 극복해야 했을 그 어두운 과거들을 이제서야 청산하고 잃어버린 것을 되살려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는 것
그 대신 모두는 ‘함께’라는 마음과 스스로 세상을 바꿔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무엇보다 시민의 ‘품격’을 얻게 됐다는 것
모두가 힘들게 버텨냈어야 했을 그러나 반드시 일어났어야 했을 2016년의 그 많은 일들을 겪어낸 시민들께 이런 위로를 전합니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면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습니다
어두움 밤을 함께 걸어갈 수많은 마음들과 함께 새해, 새날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특별히 세월호 가족 여러분께
그 세월호를 겪어냈던 2014년의 마지막 앵커 프리핑에서 소개해 드렸던 멀리 아일랜드 켈트족의 기도문을 다시 한번 전해드립니다
바람은 언제나 당신 등 뒤에서 불고,
당신의 얼굴에는 항상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길…
오늘의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어떤 좋은 시보다 뜨겁고 진정한 손석희 앵커의 2016년의 마지막 앵커 브리핑을 시 대신 옮겨왔습니다. 이런 사람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2017년을 맞으며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잘 살고 있다고 위로를 전하기로 합니다. (정해진 지면에 비해 길어서 중간 중간 몇 줄은 임의로 뺐습니다. 용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