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해장국에 대하여
이성목
몸이 먼저 아픈 것이 사랑이다.
그대, 갈비뼈 같은 애인을 만나거든
시장골목 허름한 밥집으로 가라
세상이 다 버릴 것 같았던 뼈를 거두어
세상이 다 버릴 것 같았던 우거지 덮어
불룩해지는 뚝배기 속을 보라
뼈는 입김을 뿜어 그대 얼굴 뜨겁게 만질 것이다.
마음이 벼랑 같아 오금을 접고
캄캄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정강이뼈 쓸어안아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보잘것 없는 뼈마디 하나가
얼마나 뜨거워지는 것인지 모른다.
뚝배기 두 손을 모아 감싸는 경배
그 손바닥 가득 번지는 것이
몸을 다하여 그대 만나려 하는 뼈의 몸짓이다.
그래서 뼈는 뜨거운 것이다.
한때 나도 여자의 등골을 빨아먹으며 산 적이 있다.
무슨 짐승인지도 모를 뼈를 발라내어
뜨거운 신음을 숟가락으로 퍼 먹으면서
몸 속 가득 뼈를 숨겨 놓고 살 냄새 풍긴 적 있다.
그대, 갈비뼈 같은 애인을 만나거든
뜨거운 눈물에 뼈를 먼저 적셔라
뼈아픈 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진국이다.
-시인이 세상을 사랑하면 사는 모습이 이런 것인가 보다. 뜨거운 해장국한그릇 앞에 놓고 세상의 아픔을 통찰하는 자세인가보다. 뼈아픈 것이 사랑이란다. 뼈 속 깊은 곳에서부터, 뼈 속 깊은 곳까지 사랑하는 것이 그 마음인가보다. 이성목시인은 1996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