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의 미래보고서9 – 글로벌기업 순위를 통해서 산업변화를 읽는다.

아직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를 실감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이유는 미시적관점에서 살펴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변화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산업지표를 통해 살펴보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는 곧 기업의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는 기업의 현재가치, 미래가치 등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할 때 기업의 시가총액을 살펴보게 되고 ‘발행주식수 ⅹ 주가 = 시가총액’으로 기업의 규모를 평가할 때 사용한다. 그리고 시가총액은 국가의 경제지표로 사용되는 중요 지표 중 하나이며 국가의 경제성장률과 시가총액 증감률의 비교를 통해서 기업의 주식시장 성장이 국가 경제성장에 얼마나 선행하는가를 파악할 수 있다.
위 그래프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집계한 수치로 글로벌시가총액 톱10 기업들의 지난 10년간 변동을 보여주며 기업뿐만 아니라 기업이 속한 산업(업종)이 어떤 추세로 이동하고 변화고 있는지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지표이다.
2007년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해이고 2007년의 글로벌시가총액 톱10 중 미국과 중국(홍콩 포함) 기업이 각각 4곳으로 중국 기업의 급부상을 볼 수 있다. 특히 2007년부터 석유가격이 상승해 2008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140달러까지 급등하였고 고유가 덕에 페트로차이나(1위) 엑슨모빌(2위) 가스프롬(7위) 로열더치셸(8위) 시노펙(10위) 등 석유•가스기업이 5곳이 글로벌 시가총액 탑10 안에 포함됐다.
2010년엔 애플(3위)이 떠올랐고 중국의 은행 2곳과 호주영국의 BHP빌리턴, 스위스 네슬레가 새로 진입하여 IT산업, 금융산업, 광산업, 에너지산업, 식품산업 등의 다양한 산업이 고루 분포하고 있다.
2014년에는 다시 판도가 뒤집혀 상위 10곳 중 8곳이 미국 기업들로 채워졌다.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 구글, 존슨앤드존슨, 웰스파고, 월마트 등 업종도 다양해졌다.
2017년에는 글로벌시가총액 톱10을 미국 기업이 독차지하였다. 이유는 미국 경제 활황, 중국의 위축, 저유가 등이 겹친 결과이며 125년 역사의 GE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알파벳(구글), 아마존, 페이스 북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18년초 글로벌시가총액 톱7은 1위 애플, 2위 아마존, 3위 알파벳(구글), 4위 마이크로소프트, 5위 페이스북, 6위 알리바바, 7위 텐센트 이며 모두 ICT기업이 독차지하였다. 미국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총4,125조원이고 중국 2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1,093조원으로 상위 7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5천조원을 넘어섰다.
거시적인 지표를 통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가 국가를 넘어서 글로벌차원에서 그리고 시장, 산업, 사회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
왜 이런 변화가 최근 3 ~ 4년안에 등장하고 이런 결과로 보여질까?
이런 변화와 흐름을 이끌고 있는 시장의 고객, 특정 세대가 있다. 이를 ‘포노 사피엔스’라고 부른다. 휴대폰을 뜻하는 ‘Phono’와 생각, 지성을 뜻하는 ‘Sapiens’의 합성어인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를 빗댄 말로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기 힘들어하는 세대’를 뜻한다.
이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고, 빠른 정보전달로 정보 격차가 해소되는 등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점차 편리한 생활을 누리게 되면서 생겨난 신조어이고 인류의 진화처럼 휴대폰 역시 여러 단계를 거쳐 지금의 스마트폰으로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
포노 사피엔스 세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대인관계 형성은 물론이고, 금융과 학습, 여가와 취미 생활, 쇼핑에 이르기까지 삶의 광범위한 영역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으며 개인의 일상생활만 아니라 기업과 산업의 비즈니스 구조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모바일(온라인) 전자상거래의 유통 규모가 오프라인 대형마트 유통규모를 앞질러 성장률과 규모면에서 월등히 성장하였고 기존 주요 광고매체였던 TV나 라디오, 신문이 포털, 검색사이트를 통해 모바일로 지배력과 영향력을 넘겨주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 세대를 잡기 위한 핀테크, 모바일 쇼핑, e북(전자북), 웹툰, 게임, 동영상 등 모바일 소비에 최적화된 콘텐츠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사물인터넷의 등장에 따라 스마트폰을 활용한 O2O(Online to Offline)나 스마트홈(Smart Home)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구글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경제의 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13개국의 모바일 인터넷 매출은 2013년 6,820억 달러에서 2017년 1조5500억 달러(1,720조350억 원)로 2.3배 규모이며 연간 23%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포노 사피엔스 세대가 소비하고 주도한 서비스의 기업과 산업이 2018년초 글로벌시가총액 톱7의 결과를 만들었고 미국 5개, 중국 2개의 ICT기업과 산업이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유니콘기업’ 분야에서 미국 시장조사기관 CB Insight 분석한 결과를 보면 1위 미국 116개(49.2%), 2위 중국 64개(27.1%)로 글로벌시가총액 톱7 상장기업과 유사한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유니콘 기업이 가장 많은 업종은 전자상거래로 중국의 ‘메이투안 디엔핑’, 미국의 ‘에어비앤비’ 등 38개 기업이 있으며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종 (31개 기업), 핀테크(27개 기업), 의료•건강(17개 기업), 공유경제(16개 기업) 등의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