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의 미래보고서12 – 환경위험요소와 폭염의 경제학

한국은 입추가 지난 현재도 연일 폭염으로 최고 기온을 갱신하고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열돔현상으로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태풍의 외면때문에 가뭄으로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2012년 ~ 2016년 세계위험보고서를 살펴보면 최대위험요소 5위 안에 환경위험요소가 매년 2개씩 포함되었는데 2016년에 기상이변, 기후변화 적응 실패, 자연재해 등 3개의 환경위험요소가 동시에 등장하게 된다. 족집게 예언처럼 2017년 겨울과 2018년 봄과 여름은 한국과 캐나다에 환경위험요소가 얼마나 무서운지 사람들에게 뼈속깊이 각인시켜주고 있는 중이다.
한국은 모스크바보다 추운 겨울, 미세먼지와 외출하기 힘든 대기환경의 봄, 아프리카 보다 더운 여름으로 이어지고 캐나다는 영하 50도의 겨울과 영상 47도의 여름을 기록하며 년간 온도차이가 100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기상이변의 강도가 통계적으로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고 기상학자들은 이런 기상이변을 극한기후현상(extreme climatic phenomena)이라 부른다.
스웨덴 산불, 그리스 산불, 지금도 불타고 있는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 새로 발생한 캐나다 BC주 산불 등이 2016년에 예견된 자연재해이다.
한파와 폭염으로 사람이 사망하고 가축이 폐사하고 바다의 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하고 과일나무의 과일이 화상을 입어서 수확을 포기하고 프랑스와 스웨덴의 원자력발전소가 인근 강과 바다의 수온 상승으로 냉각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일시 가동을 중단하는 등의 일들이 2016년에 예견된 기후변화 적응 실패 사례이다.
환경위험요소가 인명피해와 동물피해로만 끝나지 않는다것이 문제라고 할수 있다. 이는 국가와 사회를 지탱하는 자본과 산업 즉 경제피해로 연결되고 일정기간 영향을 미치고 상처를 남긴다.
유엔은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으로 2030년에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약 2,235조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UCLA대학은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노동생산성은 2% 떨어진다고 밝혔고 런던정치경제대학은 기온이 적당한 범위를 벗어나면 사무직 근로자도 실수가 잦아지고 행동이 느려져서 연간 약 2조981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폭염은 산업의 희비를 확연하게 갈라놓았다.
① 폭염으로 UP한 분야들
편의점 아이스크림과 맥주의 매출은 10~50%까지 증가하여 한국 편의점 야간 매출도 덩달아 상승하였다. 몬트리올도 이번 폭염으로 데파노 매출이 전년 대비 20~30% 증가하였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폭염 때문에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고 배달음식을 시켜먹으면서 배달앱 매출액이 200% 이상 상승하였고 6월 초에는 하루 주문량이 500만건을 처음으로 돌파하였다. 차량 공유 등 스마트 카풀 서비스 이용량도 200%가량 급증하였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이동식 에어컨의 성장률이 1,000% 이상 증가하였고 냉방용품 중에서도 이동식 에어컨, 냉풍기, 써큘레이터 등 소비전력이 낮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1~2인용 소형 냉방가전이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에어컨이 나오는 시원하고 쾌적하고, 즐길거리도 있는 공간을 찾아서 ‘호캉스(호텔+바캉스)’와 ‘몰캉스(쇼핑몰+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주말이면 대형쇼핑몰은 인산인해를 이루어 백화점 및 대형쇼핑몰의 매출은 전년대비 10~20% 증가하였다.
② 폭염으로 DOWN한 분야들
양식장과 축사에서는 동물들의 집단 폐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수온이 높아지고 강에 녹조가 생기면서 수질 관리에도 비상신호가 켜졌다. 기온이 높고 비는 내리지 않아 농작물이 마르고 생산 피해로 이어져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다.
토목, 건설, 항만, 항공, 중공업 등 야외작업 산업현장 역시 노동효율 저하로 이어져 무더위로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건강에 문제가 생겨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고 공정 진행의 문제와 업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매년 여름철 해수욕장과 계곡의 지역 숙박업체, 음식점, 관광지들이 성수기, 극성수기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최고의 폭염으로 관광객과 피서객들이 방문하지 않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고 재래시장과 일반상가 및 식당에는 방문 손님을 찾기가 어렵다. 폭염이 만들어 놓은 이상 현상이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차장은 “올해는 많은 국가에서 새로운 기록이 생기는 한 해가 될 것이며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폭염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로 예상된 것과 일치한다”고 말하며 “이것은 미래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진행되었고 현재 진행중이고 앞으로 진행될 폭염과 한파의 물리적, 사회적 비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0월 초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특별보고서 발표를 통해 인간이 살기 쾌적한 지구 환경을 만드는데 전세계 사람들이 뜻과 힘을 함께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