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의 미래보고서11 – 예견된 지구촌 이상기후와 변화가 필요한 환경정책과 기술

저먼워치가 매년 유럽기후행동네트워크(CAN Europe)와 공동으로 발표하는 기후변화대응지수(CCPI)를 보면 한국은 2013년 50위, 2014년 53위, 2015년 55위, 2016년 54위, 2017년 58위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해를 거듭할수록 후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캐나다와 호주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나쁜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평가가 계속 나빠지고 있는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추세가 멈추지 않고 이란, 중국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년 남산 넓이(293㎢) 17배의 산림면적 소실이 온실가스를 증가시키는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북반구의 세계적인 폭염 발생 국가들과 기후변화대응지수의 하위 평가순위가 연관관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폭염 현상은 편차가 있지만 증가세가 뚜렷하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1980년대 8.2일이던 폭염일수가 1990년대 10.8일, 2000년대 10.4일, 2010년대 13.7일로 늘었다. 올해 폭염(낮 최고기온 33도)일수가 역대 가장 길었던 1994년(31.1일)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만 미국 펜스테이트대 지구시스템과학센터 소장은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은 우리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으며 이번 여름이 그 완벽한 예”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을 휩쓸고 있는 이상 고온으로 세계 각국은 이달 들어 118차례에 걸쳐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지난 23일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1.1도로 일본 관측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북유럽의 예년 7월 최고기온은 20도 안팎으로 선선했지만 올해 노르웨이, 핀란드의 경우 사상 처음 30도를 웃돌며 고온 현상을 겪고 있다..
2014년에 한국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매년 반복되고 증가하는 폭염을 대비하기 위해 ‘한달간의 폭염지옥, 2020년 폭염 예상 시나리오‘를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는 사회•환경적 요인에 의한 미래사회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미래 위험의 탐색과 재난 안전 관련 이슈를 발굴하여 이에 대한 대안적 미래를 탐구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폭염이 발생하는 4주동안 일주일 단위로 발생할 일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첫째주는 ‘지속되는 가뭄에 때이른 무더위’로 야외활동 자제 및 식중독 예방의 언론 관심증가와 국민행동요령 홍보, 농산물 수확량 감소 우려, 적조 띠 형성으로 양식장 피해 발생, 수온상승 및 강수량 부족으로 녹조 현상 증가 등의 재난 관련 이슈를 예상한다.
둘째주는 ‘꺼지지 않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 증가로 첫 사망자 발생, 식중독 환자 및 피부질환자 증가로 수인성 질환 증가, 냉방기기 판매량 급증으로 냉방기기 의존도 증가, 하천 수질 악화로 용수 부족 민원발생, 가축 고온스트레스로 우유, 달걀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 농작물 생산량 감소 등의 재난 관련 이슈를 예상한다.
셋째주는 ‘타오르는 대한민국’으로 기온 40도 돌파, 온열질환자 및 사망자 폭증, 뇌염모기∙해충∙말벌 출현 증가, 대장균 ∙세균∙비브리오 패혈증균 검출로 감염성 질환자 속출, 농작물 생육부진과 가축 폐사로 가격 폭등, 수원 수질악화로 지역적 제한급수 및 용수공급 차질, 열차지연 빈발, 전력 소비량 최대치 기록으로 비상발전체제 가동 및 전력위기 고조, 열대야 불면증 환자 및 불쾌지수 증가로 사건∙사고 급증, 적조 급증, 녹조 심화 등의 재난 관련 이슈를 예상한다.
넷째주는 ‘폭염지옥, 그 끝은’으로 온열질환 사망자 10,000명 발생, 아열대 질병 발생률 급증, 세균성 질환 및 면역력 저하로 헌혈수급 대란, 식자재 원가 폭등∙서민물가 상승∙대체사료 가격 폭등 등으로 경기침체 장기화, 녹조 전국확산으로 물 분쟁의 지역 간 갈등 심화, 선로변형으로 철도운행 중단, 항공기 운항 차질, 취약계층 피해 급증, 발전소 가동중지 순환정전∙대규모 정전 발생 등의 재난 관련 이슈를 예상한다.
참고로 한국의 경우 33℃ 이상의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연속되는 현상을 폭염이라고 하며 캐나다의 경우 32℃이상 연속 3일 이상의 기간을 폭염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2020년 폭염 예상 시나리오의 셋째주에 해당되는 재난 관련 이슈를 이미 겪고 있으며 휴가기간이 끝나는 8월 초중순까지 폭염이 지속될 경우 전력수요 급증으로인한 대규모 정전사태라는 시나리오 넷째주에 해당되는 재난 이슈를 우려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지구적 문제로 대두된 것은 오래되었고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인 석탄•석유•가스 등과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2015년 12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는 신기후 체제 합의문인 ‘파리협정’을 채택했다. 신기후 체제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 기후변화 대응 재원 조성 등을 통해 환경과 경제•사회 발전의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 발전’을 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사회는 장기 목표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4차산업혁명의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인공지능 등의 주요 핵심기술로 온실가스 를 배출하는 기업과 산업 인프라의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요인분석을 통해 국가별,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정량적 목표관리와 슈퍼컴퓨터와 인공위성을 이용한 실시간 통합관제를 통해 전세계적인 기후변화의 감시와 지구평균 기온 유지 및 상승 제한은 국가간 협력의 문제일 뿐이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환경정책을 제도화하고 구속력있는 협약을 체결하여 기술선도 국가와 산업이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을 이용하여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에 몰두하는 것에서 한발 물러나 기후변화대응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지구 기후환경개선을 위해 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