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의 교육칼럼9 – 미래세대를 위한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 2

EU는 오슬로 아젠다 2006을 통해 교육을 통한 기업가정신 함양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초∙중등 기업가정신 의무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의하였다. 핀란드의 초∙중등교육에서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의 창업교육, 지원정책과 사례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핀란드의 창업교육은 1990년대에 시작되었으며 1992년 핀란드 국가교육청은 기업가정신의 개념을 정립하고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기업가정신 교육 내용을 개발할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가정신 교육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처음 교육이 제공된 것은 1997년이다.
핀란드에서 창업교육이란 실질적인 창업을 촉진하는 것도 포함하지만, 더 넓은 범위의 ‘기업가정신 교육’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핀란드에서 ‘기업가정신 교육’은 회사 창업, 기업가정신 함양, 기업가자질 함양, 창의력 증진, 혁신 촉진, 긍정적 기업문화 형성, 개인의 독립적인 삶 관리 등 폭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다루고 있다.
핀란드에서의 기업가정신 교육은 고등교육(대학교)에서만 강조되는 것이 아니다. 초등교육 혹은 그 이전의 유아교육단계에서부터 기업가정신의 개념이 적용되고 있으며, 초등학교, 중학교, 직업고등학교, 인문고등학교, 응용과학대학, 연구대학 등 각 단계에서 요구하는 기업가정신 교육을 세분화하여 설계하고 있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하는 수업의 구성방법, 평가방법, 교육과정 등은 국가 차원에서 내용을 개발하고 교원연수를 실시한다. 기업가정신 교육은 그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교원들이 일선의 교육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교육문화부, 국가교육청이 재정적 지원을 하여 주로 대학교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한다.
또한 기업가정신 교육은 실재하는 기업들과의 면밀한 협력을 기대하기에 각 지역의 교육청 및 교육기관들은 지역 내의 기업들과 소통하며 기업가정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각 지역 특성에 맞춘 기업가정신 교육 및 창업촉진프로그램은 타 지역과의 정보 교류 역시 활발히 하고 있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창업교육 프로그램은 Yes Network, 슬러쉬(Slush), 알토대학교 스타트업 사우나(Start-up Sauna) 등이 있다. .
① Yes Network
2001년 처음 핀란드에서 시작된 기업가정신 교육 네트워크이며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핀란드 전역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Yes Network 에서는 교육기관들이 보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기업가정신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 교육의 모델과 예시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기업들과의 밀접한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Yes Network에서는 핀란드 내 모든 청소년들이 각자에게 적합한 기업가정신 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Yes Network에서 운영하는 창업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창업가들과의 만남, 창업회사에서의 인턴십, 타 지역 청소년들과의 창업 협력, 기업가정신의 날 운영, 창업관련 도서 발간 등을 들 수 있다.
② 슬러쉬(Slush)
슬러쉬는 핀란드 최대의 창업 페스티벌로서, 스타트업 사우나와 마찬가지로 알토대학교 학생들의 주관으로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학생들을 비롯하여 20대의 젊은 운영진들이 행사를 기획, 운영, 관리하고 있다. 슬러쉬는 창업 분야 중 특히 기술 기반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창업 선배들의 강연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슬러쉬의 주요 목적은 창업가들이 사업아이디어에 대해 참가자 및 투자자에게 발표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피드백에서부터 높은 금액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다양한 이점이 있다. 슬러쉬 행사의 창업아이디어 발표대회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창업 기업에게 50만 유로(약 6억3,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2016년 11월에 열린 행사에서는 130개 국가로부터 1만7,5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여하였으며, 여기에는 2,336명의 창업가, 1,146명의 벤처자본가 및 투자자, 630여 명의 언론인이 포함된다.
슬러쉬는 일반인 입장료 595유로(약 76만 원), 창업가 395유로(약 50만 원), 투자자 795유로(약 100만 원)로 참가비용이 꽤 높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전역에서 창업, 투자,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를 찾아 모여드는 창업 페스티벌로 발전하고 있다.
③ 알토대학교 스타트업 사우나(Start-up Sauna)
알토대학교의 스타트업 사우나는 핀란드의 대표적인 창업촉진 프로그램 (Accelerator)이다. 2010년 처음 시작된 프로그램으로서, 2009년 알토대학교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창업동아리 알토이에스(Aaltoes)에서 주관하고 있다. 처음에는 창업을 준비하는 알토대학교 학생만을 대상으로 운영되었으나 지금은 창업 아이디어가 있는 자는 누구나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
스타트업 사우나는 약 5주간의 프로그램으로 봄, 가을 연간 2회 운영되고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숙소가 제공된다. 참가자들은 4주 동안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나가고 시장 전략을 익히며, 시장에 적합한 제품 개발 단계까지 만들어야 한다. 최종적으로 참가자들은 자신의 창업 아이디어를 발표할 기회를 가지며, 이 때 투자자와 직접 연결되어 바로 시장에 진출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208개의 창업기업을 발굴 및 육성하였고, 4,500개 이상의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였으며 1억1,000만 달러 이상의 펀딩 금액을 조성하였다.
핀란드의 창업교육 지원정책은 지역별 창업교육센터, 창업보조금, 기술혁신특화 보조금 등이 있다.
① 지역별 창업교육센터
고용경제부 산하의 각 지역 창업교육센터들은 기업가정신 교육을 비롯하여 창업, 기업 운영, 법률 자문, 인력 관리, 기업 회생, 기업 성장, 재무 관리, 기업의 세계화 등 실질적인 기업운영에 필요한 정보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각 지역의 창업교육센터들은 정부 계획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 따라서 창업지원자들의 업무 공간, 높은 단계의 법률 자문 등은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수도 헬싱키의 Newco Helsinki 는 대표적인 창업교육센터이다.
② 창업보조금
핀란드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지원자들은 누구나 일정 자격을 갖추면 창업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핀란드 국가 내에서 창업이 이루어져야 하며, 풀타임 근로예정자라면 사업계획서를 지참하여 간단한 절차를 통해 창업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고 핀란드에 거주중인 외국인도 신청할 수 있다. 창업보조금은 월 700유로 가량이며, 최초 신청기간을 포함하여 최대 총 12개월간 창업보조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③ 기술혁신특화 보조금
핀란드는 IT 산업 기반의 국가다. 한 때 국가경제를 이끌었던 Nokia가 무너진 후에도 관련 종사자들의 창업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모바일게임 앵그리버드의 Rovio, 모바일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와 헤이데이의 Supercell 등 세계적으로 성공한 벤처기업들을 탄생시켰다. 핀란드 정부는 IT 창업에 스스로 강점이 있다고 판단하여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며 핀란드 국가혁신기술청 테케스(TEKES)는 IT 산업을 비롯해 기술혁신에 해당하는 창업에 대하여 조건에 따라 기업 당 5만 유로(약 6,300만원)를 투자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핀란드 기업가정신 교육에 대한 높은 평가는 제도나 정책의 우수함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협력문화의 공이 크고 경쟁보다 협력에 익숙한 핀란드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함께함으로써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를 초등학교 시절부터 경험하고 있으며 추후에 청소년, 성인이 되어 창업을 하는 단계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탄탄히 다져온 협력 문화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