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의 교육칼럼8 – 미래세대를 위한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 1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Global Entrepreneurship Index)는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120여 개국을 대상으로 국민의 창의성 등 태도와 법, 규제 등 제도를 기초로 기업가정신 수준을 평가한 지표다.
2017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를 보면 한국은 137개국 중 27위이며 경제규모(2016년 GDP기준 11위) 대비 상대적으로 기업가정신이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반면 캐나다는 경제규모(2016년 GDP기준 10위) 대비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는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규모대비 기업가정신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원인들이 있지만 한국과 G7국가의 산업구조 비교를 통해서도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은 대기업 중심의 자동차, 중화학공업, 전자산업 등의 2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주도형 제조산업이며 매 분기 수출흑자가 발생해도 고용창출 없는 산업구조와 경제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에 대한 생산에서 수출까지의 업무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도∙소매업, 수송∙창고업, 에너지 및 수처리의 공익사업 등의 기반서비스산업 위주로 성장해왔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등의 G7국가는 1970년대 전후로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 보다 의존하는 생산구조로 변화하여 국가 전체 부가가치에서 서비스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72.2% 이다.
특히 G7국가는 금융∙보험, 방송∙통신, 컴퓨터 관련 서비스, 연구개발, 컨설팅, 마케팅∙광고 서비스 등의 사업서비스, 교육, 의료, 문화 등의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이 발달되었고 지속적인 고용창출과 수익창출의 산업구조와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G7국가의 서비스산업구조 및 종류와 다르게 기반서비스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현재한국의 서비스산업 고용 비중은 미국의 4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며 아직도 그 차이가 상당하며 특히 고급 일자리 분야가 집중된 지식서비스산업에서 고용비중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난다.
미국은 애플,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에어비엔비 등 신규 창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은 전통산업과 기존 대기업이 주도하는 산업구조이기에 기업가정신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를 단편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한국은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2000년을 기점으로 인터넷을 테마로 창업열기가 불기 시작했고 네이버, 카카오(다음), 넥슨, 엔씨소프트 등이 성공한 대표 창업기업이다. 기업가정신, 창업교육 및 창업문화에 있어서 한국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창업환경과 인프라가 형성 중에 있다.
기업가정신 및 창업과 관련된 내용을 교육에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들은 지난 수 세기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초기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고등교육단계에서 경영전문대학원을 중심으로 기업가정신 및 창업과 관련된 내용들을 교육하는 것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 및 다른 국가들에서도 고등교육단계, 특히 대학원 단계에서의 경영전문대학원을 중심으로 정규 교육과정 속에 기업가정신 및 창업과 관련된 내용들을 포함시키게 되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특정 집단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에서 벗어나 기업가정신 및 창업과 관련된 내용들을 모든 학생들이 전체 교육 시스템 내에서 적절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를 지원하는 국가들의 정책 사례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경제적 성장, 일자리 창출, 사회적 회복력 증가 등 경제 • 사회 전체 차원에서의 효과와 개인의 성장, 학교 참여의 확대 및 형평성의 개선 등 개인적 차원의 효과에 대한 두 가지 차원의 효과 때문이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심각해지고 있는 청년층 고용문제 해결에 있어 기업가정신과 창업 지원이 청년층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하나의 잠재적 동인으로 인식되고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청년층의 창업은 외부경제효과를 지니고 있다. 청년층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면 다른 청년층에게 학습이나 본보기로서의 외부효과를 통해 롤모델로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취약지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은 취약한 환경에 있는 청년들을 사회적 배제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 하는 메커니즘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도 있다. 이는 경제활동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청년층의 경제적 취약성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자체적인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또 기업가정신 및 창업과 관련된 교육을 학생들로 하여금 실질적인 창업을 준비하도록 지원하는 협의의 개념에서 벗어나 훨씬 광의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유아교육 또는 초등교육에서부터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들이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가정신은 창업을 준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교육활동일 뿐만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기업가정신 및 창업과 관련된 교육을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우고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수법 중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EU 차원에서 추진 중인 청년층의 고용과 인적역량 개발에 대한 정책 우선순위와 연계하여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2006년 유럽의회는 ‘Initiative and Entrepreneurship(이니셔티브와 기업가정신)’을 개인이 성취와 발전을 추구하고 나아가 사회통합, 적극적인 시민참여 및 고용 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지식, 스킬, 그리고 태도로 구성된 EU 차원의 8개 핵심 역량 중의 하나로 권고하고 있다. 2014년부터 OECD는 EC(유럽연합집행위원회)와 함께 초∙중등학교 및 직업훈련기관에서의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에 관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Entrepreneurship360)를 진행해 오고 있다.
‘Entrepreneurship360’ 프로젝트는 기업가정신은 모든 교육단계에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보고 학교와 직업훈련기관에서 기업가정신을 핵심 역량으로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창의력과 혁신을 촉진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계획하며 관리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의 경우 실험적인 학습, 관찰, 실행 등을 통해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을 촉진하기 위한 관련 활동들이 교육기관 수준에서 또는 교사 개인 수준에서 활발하게 추진 중에 있다. 이는 모든 교육단계에서 기업가정신 및 창업에 관한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학생들이 향후 창업을 하거나 사회적 기업 또는 협회를 창설하는데 필요한 보다 특화된 역량과 지식을 획득함에 있어서 필요한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Entrepreneurship360’은 이들 학교와 개인들에게 다른 기관 및 개인들의 사례들을 통해 배우고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 프로젝트는 현장의 전문가들을 적극 참여시키고 상호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OECD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구축된 우수 사례들과 기업가정신과 관련된 연구 결과 및 자체 진단 도구들을 관련 웹사이트(www.oecd.org/site/entrepreneurship360)를 구축하여 제공하고 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청∙장년층에게는 창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한다. 그런 필수가 되고 있는 창업에 대한 교육단계별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과 유럽과 G7국가들의 초∙중등교육에서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의 창업교육 지원정책과 사례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