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의 교육칼럼4 – 4차산업혁명시대와 미래 직업의 변화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활동 중의 하나가 개인의 경제활동이다. 그리고 더 나은 경제활동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교육에 오랜 시간 투자를 하고 노력을 하고 있다.

2018년을 살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사회와 직장에 진출하는 10년 뒤의 경제환경은 지금과 차이가 없을까?

경제환경의 변화와 균열은 일찍이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15년에 청년층이 꼽는 2015년 신조어 베스트7로 금수저∙흙수저, 헬조선, 열정페이, N포세대, 노오력, 타임푸어, 빨대족 등의 순으로 나왔다. 여기에 청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등의 7가지를 포기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하여 7포세대(N포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캐나다는 한국보다 청년들이 미래에 대하여 고민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회안전망과 복지인프라 등의 환경이 잘 갖춰져 있으며 학력과 크게 상관없이 노동에 대한 임금과 소득구조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 청년들의 미래 취업 및 고용문제에 있어서 안심할 수 사회구조인가? 그리고 한국의 청년세대가 느끼고 겪고 있는 취업 및 고용문제가 정부와 기업의 100%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생각과 대답은 미국정부와 트럼프가 현재 펼치고 있는 무역정책과 경제정책을 통해 함께 고민해보아야 한다.

미국의 트럼프가 오바마 정부때 체결한 국가간의 무역협정 파기와 자국의 보호무역을 대외적으로 표방하고 우방국과도 각을 세우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미국의 국민들이 느끼는 생활체감지수 즉 경제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취임 1주년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평가를 보면 미국 경제 성장률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3%대를 기록했고,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실업률은 1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반(反) 트럼프 성향으로 알려진 언론도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면에서는 잘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집권 첫 해의 일자리 숫자는 매우 좋았다”고 전했고, CNN은 “2017년은 부자가 되기에는 최고의 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한발 더 나아가 실업률 개선과 고용창출을 위해 리쇼어링 정책(제조업의 미국 복귀)을 추진하며 ICT산업분야의 글로벌 기업, 애플에 압박을 가하고 있고 애플은 미국에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공장을 3곳에 건설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리고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인 폭스콘은 위스콘신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수익과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업이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저임금의 숙련된 노동시장을 포기하고 리쇼어링(제조업의 미국 복귀)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답변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조기업의 리쇼어링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독일정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독일정부는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이라는 산업정책을 수립하였다. 이는 독일의 전통적인 제조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원동력을 만든 우수한 정책이며 다보스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를 만들어낸 모태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독일의 아디다스 글로벌 스포츠기업이다.

아디다스는 1993년 값싼 노동력을 찾아 운동화 생산공장을 아시아로 이전하였다. 하지만 아시아의 저렴한 인건비를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을 앞세워 다시 독일에 생산공장 세워서 2017년부터 로봇을 이용한 운동화 생산(스마트팩토리)을 시작하였다. 연간 100만 켤레를 생산하는 아디다스의 독일 내 스마트팩토리의 상주인력은 10여명에 불과하다. 보통 신발공장에서 600명이 매달려야 하는 일을 로봇이 거의 다 처리하여 인간 노동력의 98% 이상이 불필요해졌다.

아디다스는 2020년까지 매년 3000만켤레씩 생산을 늘려 나갈 전망이다. 하지만 아시아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로봇 생산비가 낮아짐에 따라, 유럽과 미국 등에 로봇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패션 업계에서는 24시간 생산이 가능한 로봇 공장이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유통하는 패스트 패션에 적합하다고 본다. 유럽과 미국 등 소비시장과 가까워 아시아에서 생산해 운송하는데 따른 비용과 시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경쟁사인 나이키 역시 로봇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위의 사례처럼 4차산업혁명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다가오고 있고 이는 직업의 변화, 즉 취업과 고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기술에 의한 실업 및 일자리 변화는 단지 최근의 현상이 아니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도구와 기술의 발전이 사회변화를 이끄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시수렵사회에서는 창과 칼로, 농경사회에서는 농기구를 활용하여 인간의 노동력을 보완하여 생산성을 높였다. 16세기 영국에서 윌리엄 리(William Lee)는 스타킹을 직조하는 기계를 만들어 특허를 요청했는데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유는 스타킹을 직조하는 장인들이 일자리를 잃어 거리의 부랑자가 되면 통치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지레짐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변화와 혁신에 따른 일자리 변화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로 1930년대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케인스는 일주일에 15시간만 일해도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에서는 적절히 계획하고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자동화는 번영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여겼다. 1960년대 들어 거대 자동차 회사인 GM사에서 산업로봇이 처음으로 등장했고 1970년대에 항공예약 셀프서비스가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IT기술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컴퓨터의 가격 하락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발전 및 기계 자동화의 속도가 빨라지게 되자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바코드 스캐너를 활용하면서 상품의 가격과 정보를 빠르게 컴퓨터에 입력할 수 있게 되자 일일이 손으로 작성하던 재고정리가 한결 수월해졌다. 또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대출이나 금융상품투자 등의 특별한 목적이 없는 한 단순히 현금을 찾기 위해 은행에 갈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다. 높은 빌딩을 짓기 위해 필요한 설계도 역시 이제는 제도사의 손을 빌리지 않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그려지고 있다. 이처럼 정형화되고 단순 반복적인 일들은 ICT기술의 융합·발전에 따라 자동화된 기계나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대체되었다.

현재 ICT기술혁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그 동안 연구자들 사이에서 로봇이나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기 어렵다는 영역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자료에 기초한 계량화 알고리즘으로 필체 인식이 가능해지고 있고, 병원의 의사는 각종 종양들을 IBM사의 슈퍼컴퓨터인 왓슨(Watson)을 활용하여 진단하고 있다. 법률 분야에서도 핵심어와 알고리즘에 기초해 판례 검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법률보조사무원과 계약 및 특허사무원 업무가 대체되고 있다. 정보를 수집하는 인간의 감각기관에 견줄 수 있는 센싱(Sensing)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류 및 이상탐지 알고리즘에 관한 기계학습을 통해 장비의 결함을 검사하는 폐쇄회로(CCTV) 조작원과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점검하는 의료 보좌진 업무의 일부가 대체되고 있다. 금융이나 스포츠와 같이 수량화된 데이터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스트레이트 기사를 작성하는 이른바 ‘내러티브사이언스’(자연어 생성 전문기업)와 같은 로봇기자가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10년도 넘었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직무 대체가 수월한 직업과 대체가 어려운 직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많은 연구자들과 일반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주제이지만 일자리의 생성과 소멸은 자연스런 과정으로 기술혁신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수요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특정 직업 자체가 완전히 소멸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직무수행 과정에서 일부 직무가 자동화 기술에 의해 민감하게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기록이나, 계산, 분류 및 반복 조립과 같은 단순 반복적인 직무가 컴퓨터로 대체되고, 직무 수준이 높은 전문직에서는 기술혁신을 활용하여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중간층의 일자리 비중은 감소하고 양극단의 일자리가 증가하는 양극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들어 소프트웨어 기술의 혁신 및 발전과 자율주행자동차와 무인비행기의 발전에 의해 물류와 운송 분야의 노동력 잉여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프레이와 오스본 교수에 의해 수행된 ‘컴퓨터 자동화에 민감한 일자리에 관한 고용의 미래’ 연구에 따르면 직무대체확률이 가장 높은 직업은 콘크리트공, 정육사 및 도축사,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조립공,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직업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을 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징을 보인다. 반면,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및 사진사, 작가 및 관련 전문가, 지휘자·작곡가 및 연주자, 애니메이터 및 만화가 등 감성에 기초한 예술 관련 직업들은 자동화에 의한 대체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내용은 기존에 전문직으로 분류되어 온 손해사정인, 일반의사, 관제사가 자동화에 의한 직무대체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 반복적인 정형화된 낮은 수준의 업무뿐만 아니라, 정보처리와 관련하여 전문성이 요구되는 인지적 업무도 인공지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요구됨을 시사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 청소년과 청년들은 미래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도록 꾸준한 독서 및 관련 동영상 자료를 살펴보고 학교에서 진로 상담교사와 상담을 통해 최신 진로 정보를 파악하여 진로 계획을 수립하고 본인의 적성에 맞는 미래 직업에 대한 정보를 찾아서 자원봉사, 인턴체험, 오픈하우스, 지인의 소개, 분야별 멘토 등 직∙간접의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 본인의 미래를 미리 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