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의 교육칼럼13 – 글로벌 기관의 인적자본지수와 한국 청소년 교육 –

최근 한국 사회의 현실을 잘 나타내는 발표가 있었다. 여러분들은 신문이나 TV에서 인적자본지수에 대하여 들어본적이 있나요?
2018년 세계은행이 처음 발표한 인적자본지수와 2017년 세계경제포럼이 매년 발표하는 인적자본지수를 비교하기 위하여 하나의 도표에 두 기관의 인적자본지수를 같이 담았다. 두 기관의 인적자본지수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보고자 한다.
2018년 세계은행의 인적자본지수에서 한국은 2위를 기록하였고 캐나다는 10위를 기록하였다. 세계은행의 인적자본지수는 첫째, 오늘 태어난 아이가 취학연령까지 생존할 수 있는지?(5세까지의 아동 생존율) 둘째, 얼마나 학업을 완료할 수 있으며 얼마나 배울 수 있는지?(학업 예상 기간, 학업 성취도) 셋째, 학교 졸업시 학생들이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해 추가 학습 또는 근로할 준비가 돼있는지?(60세까지의 성인 생존율, 5세이하 아동발달 정도) 등 생존, 학교교육, 의료보건의 3가지 지표를 바탕으로 인적자본의 총량을 측정하고 0과 1사이 수치로 국가별로 표현한 것이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영국처럼 이미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가진 나라도 건강, 교육, 그리고 청소년에 대한 교육을 개선하면 노동자의 부를 22% 증대시킬 수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초등학교 교실에서 낮은 자질의 교사를 평균 정도 자질의 교사로 교체하면 그 교실의 학생들의 평생소득이 25만 달러(한화 약 2억 9천만 원)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오늘날과 같이 인공지능의 발전과 성장 등 4차산업혁명의 기술적 변화로 사회가 빠르게 전환하는 시기에는 인적자본과 문제해결 능력에 대한 투자가 특별히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 5세까지의 아동 생존율이 최고점수 1, 학업 예상 기간은 13.6년으로 세계최고수준, 학업성취도 563점(300~625점)으로 최고수준, 60세까지의 성인 생존율 0.94로 최고점수 1에 가깝게 측정되고 있다.
2017년 세계경제포럼이 매년 발표하는 인적자본지수에서 한국은 27위를 하였다. 세계경제포럼의 인적자본지수는 첫째, 읽기능력, 수리능력, 고등학교 졸업자 비율, 대학 졸업자 비율의 역량(능력)에 대한 조사와 둘째, 초등•중학교 진학률, 초등학교 교육 수준, 중학교 진학률 남녀 격차, 직업 교육 진학률, 대학 진학률, 기술 다양성, 교육체제의 질, 교원 훈련 정도의 개발에 대한 조사와 셋째, 노동참여율, 노동시장 남녀 격차, 실업률, 불완전고용의 인력배치에 대한 조사와 넷째, 고숙련•중숙련 노동 비중, 경제의 복잡성, 고숙련 노동자 가용성의 숙련도(노하우) 등 인적자본 역량, 인적자본 개발, 인력배치, 노동숙련도의 4가지 지표를 바탕으로 130개국을 대상으로 측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 각 지표에서 인적자본 역량(능력) 26위, 인적자본 개발 26위, 인력배치 58위, 노동숙련도(노하우) 25위로 측정되었고 특히 15~24세 독해 및 산술 1위, 15~24세 고등교육 등록률 2위, 25~54세 고등교육 성취도 3위의 세계 최고수준으로 측정되어 국가적인 교육열과 교육수준이 객관적인 지표로 입증되었다. 하지만 고등교육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긴 교육기간 탓에 청년층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120위로 모든 평가항목 중 가장 낮았고 OECD 국가중에서 한국이 노동력의 질과 경제활동 참여율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세계은행과 세계경제포럼의 인적자본지수를 종합해서보면 현재 한국의 현실과 100% 일치하고 있음을 누구나 공감할수 있다. 청소년들이 튼튼하고 똑똑하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취업난으로 실력을 발휘할 기회와 무대가 부족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고 정부와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와 여러가지 사회 현상으로 복잡하게 얼켜있음을 느끼게 된다.
사회경쟁구조 심화로 어린 나이때부터 입시준비를 해야하기에 청소년들의 학업스트레스, 삶에 대한 청소년들의 낮은 만족도, OECD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등의 현실과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힘들게 대학을 진학하고 졸업을 하여도 저임금과 낮은 고용률로 다시 한번 좌절하는 경험을 맞이하게 된다.
경제적 부담과 불안한 심리가 결혼 기피로 이어져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자녀양육비 및 교육비 부담으로 인한 결혼가구의 출산기피와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의 국내•외 경쟁심화 구조와 생존 및 이윤추구 확대로 조기 퇴사가 빨라지고 퇴직이후 경제적 불안과 노년을 위한 경제적 준비가 부족하며 평균 수명 증가와 함께 노인의 빈곤과 복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는 사회문제와 현상이 청소년, 청년, 장년, 중년, 노년으로 연결되고 있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청소년들이 행복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실용적인 교육정책 방향과 기업과 정부는 청년들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또는 대학을 졸업하고 난 이후 취업을 할 수 있도록 고용의 문턱을 낮추고 사회적기업처럼 노동시간 변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확대 등의 고용 확대 방향과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사회는 한국의 미래 발전과 생산인구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청소년 시기를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사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소통의 시간과 다양한 장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먼저 해결되어야 청소년에서 노년으로 이어지는 사회문제와 현상의 연결고리를 끊고 중•장기적으로 발생할 국가와 사회적 큰비용를 줄일 수 있다.
2018년 세계은행, 세계 2위 한국의 높은 인적자본지수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튼튼하고 똑똑한 우수한 인재이고 자산임을 입증하였다. 하지만 2017년 세계경제포럼, 세계 27위 인적자본지수를 다시 들여다보면 한국의 현실을 받아드리게 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슬프게 만드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내년 세계은행의 인적자본지수 측정지표에 청소년에 대한 삶의 질과 만족도에 대한 평가항목이 추가되어 세계 2위의 결과가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게 한국 정부와 사회가 청소년들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측정과 순위가 발표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