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잎의 별

바늘잎의

박상순

 

내가 창고 안에 들어서는 순간 별들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별들은 하나같이 바늘이 돋혀 있었고 나는, 별들에 찔리는 바늘받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별의날카로운 바늘이 박혀 나는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창고 안에는 고작, 오래 전에 버려둔 비닐장판의 조각 하나와 낡은 의자뿐이었는데 많은 별들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나는 수가 없습니다.

 

이제 나는 마지막으로 당신을 생각합니다. 당신이 창고의 문을 열고 내게 다가와 몸에 박힌 별들을 뽑아주기를. 하지만 당신이 최후의 소리를 들을 수있을지

 

나는 오래 전에 당신을 잃어버렸습니다. 당신도 나를 잃어버렸습니다. 창고 앞에서 우리는 사람의 인간으로 갈라서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헤어진 바로 시각에 당신은 창고 안에 들어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천정 위에 앉아 당신은 별이 되었고, 당신의 위에 날카로운 바늘잎들이 돋아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내가 안에 들어서던 순간, 당신은 복제되고 복제되어, 날카로운 바늘의 별로 몸에 이렇게 쏟아져 내렸을지도 모릅니다.

 

사실일까요 그것이. 나를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마침내, 가슴으로 달려든 바늘잎의 별들이 당신일까요.

            사랑을 노래하는 방법이 이렇게 낯설어 진다면 일반버스에서 귀청이 먹먹하게 듣던 트로트 음악을 닮은 서정시들은 지금 어디쯤에서 맥놓고 어기적거리고 있을까. 시도 꼴리는대로 쓰자. 가능과 불가능, 이해와 몰이해 ,현실과 꿈과 상상을 비오늘날 화폭위에 물감 섞이듯 성에 차는대로 풀어보자. 모더니즘의 문턱을 넘는 것이 처음에만 낯설지  과거를 밀쳐버린다는 것은 하나의 자유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금방 익숙해진다. 미술을 전공한 시인이 붓으로 시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