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탈출…캐나다 도운 아프간인 100명 현지 안가에 은신

(카불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시민들이 출국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8.14.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금지] photo@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아프가니스탄에서 캐나다 정부를 도운 통역사 등 현지 조력자들이 아직 카불 안가에서 탈출을 기다리며 은신 중이라고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주둔 캐나다군과 공관에서 통역사, 경비원, 조리사 등으로 일했던 현지인과 가족 등 100명 가까운 아프가니스탄인이 수도 카불의 안가 건물에 집단 거주하며 캐나다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중에는 어린이 32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당초 캐나다 정부의 약속에 따라 카불을 탈출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지정 안가에 집합했으나 적기에 탈출하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캐나다로 이주한 아프간 현지인들은 약 2천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1천245명의 조력자가 아프가니스탄을 벗어나 캐나다 이주를 위해 인접국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인들이 은신 중인 안가는 캐나다 정부와 비정부기구(NGO) 봉사단체가 카불 시내에 마련한 건물로 탈레반 정부는 불과 수 백m 떨어진 곳에서 검문소를 설치해 운용 중이다.

이들은 식료품을 조달하기 위해 가끔 외출하는 것 외에는 외부 출입을 하지 못한 채 집단생활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0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공군 기지에서 경비원과 통역사로 일했던 한 조력자는 탈출을 돕는 NGO 단체의 안내에 따라 자녀 2명과 함께 지난 7월 28일 안가에 도착했으나 탈출 기회를 놓치고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다른 30대 통역사는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지난 8월부터 부인과 어린 자녀 3명을 데리고 안가에 체류해 왔다며 “항상 문을 잠근 채 지내면서 아이들에게 절대 문을 열지 말도록 한다”고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주 카불 시내에서 미군 통역사로 일했던 현지인 3명이 은신처에서 끌려 나와 처형됐다고 전하면서 “어느 순간 불시에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탈레반 정부가 주요 공항과 국경을 통제하는 가운데 전세기들이 카불 공항에서 파키스탄과 카타르로 운항하고 있으나 탑승객 명단을 조사하는 까다로운 검문으로 출발이 계속 지연되는 상태라고 글로브지는 전했다.

또 캐나다 정부의 특별 비자 발급 절차가 더딘데다가 캐나다 조력자들의 경유지로 이용할 아프간 인접국과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현재로서는 아프간인들이 언제 캐나다로 탈출할 수 있을지, 또는 가능할지 여부 조차 기약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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