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는 말의 긴 팔

그립다는 말의 긴 팔

문인수

그대는 지금 그 나라의 강변을 걷는다 하네.

작은 어깨가 나비처럼 반짝이겠네.

뒷모습으로도 내게로 오는 듯 눈에 밟혀서

마음은 또 먼 통화 중에 긴 팔을 내미네.

그러나 다만 바람 아래 바람 아래 물결,

그립다는 말은 만 리 밖 그 강물에 끝없네.

  

    말은 가슴 속에서부터 헛발질을 하며 마음이 가라는 곳과는 상관없이 삐져나가서는 저 혼자 바람이 된다. 생각을 넘어서면서 말은 스스로 세포분열을 하여 생명을 잉태한다. 시란 그렇게 마음을 떠나며 완성된다. 문인수 시인의 시는 세상이 미쳐 가두지 못한 경지의 밖에서 더욱 찬란하다. 그의 그리움은 물결이 되고 강물처럼 끝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