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이유 12

공존의 이유 12

조병화

깊이 사귀지 마세

작별이 잦은 우리들의 생애

가벼운 정도로

사귀세

악수가 서로 짐이 되면

작별을 하세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세

너만이라든지

우리들만이라든지

이것은 비밀이라든지

같은 말들은

하지 않기로 하세

내가 너를 생가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나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어디메쯤 간다는 것을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작별이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사귀세

작별을 하며

작별을 하며

사세

작별이 오면

잊어버릴 있을 정도로

악수를 하세

          쉽고 편안한 언어로, 창작 시집 52권의 부피 만큼이나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조병화 시인은 중국어, 일어, 스페인어, 불어등으로 번역되 25권의 시집도 가지고 있다. 편지를 쓰듯 시를 쓰고 폭의 수채화인 시를 쓰고 가벼운 아프고 절망인 듯하지만 집착하지 않는 그의 시들은 쉽게 읽히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도 독자들은 알아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