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노래

 

겨울 노래

마종기

눈이 오다 그치다 하는 나이,

그 겨울 저녁에 노래 부른다.

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

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

그 나무 아직 웃고 있는 것도 보인다.

내 노래는 어디서고 끝이 나겠지.

끝나는 곳에는 언제나 평화가 있었으니까.

 

짧은 하루가 문닫을 준비를 한다.

아직도 떨고 있는 눈물의 몸이여.

잠들어라. 혼자 떠나는 추운 영혼,

멀리 숨어 살아야 길고 진한 꿈을 가진다.

그 꿈의 끝 막이 빈 벌판을 헤매는 밤이면

우리가 세상의 어느 애인을 찾아내지 못하랴.

어렵고 두려운 가난인들 참아내지 못하랴.

 

겨울 풍경을 건너다보며 마종기 시인은 노래가 끝나고 평화가 온다고 내다봤다. 그것은 한 시절이 끝나고 다시 험한 길을 갈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는 것이 추운 벌판을 걸어가는일이지만 참아낼 만한 꿈이 있다고 쓰고 있다. 이것이 겨울 저녁에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마종기 시인의 직업은 의사이고 시인이기도 하다. ‘현대문학상’을 비롯한 많은 문학상을 받았고시집으로는 ‘안보이는 사랑의 나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