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가 사랑하고
오늘 낙엽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
그리운 사람 하나쯤 마음에 품고 사는 일은 계절이 지나가는 어귀마다 살아온 날을 돌아보게하는 일인가보다. 만나면 헤어지는 일이 익숙할만도한데 아무렇지 않게 되기까지는 얼마나 또 세월이 지나야 할까… ‘접시꽃 당신’ 의 도종환 시인은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면서 교과서문제에 깊이 숙고하고 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