某 月 某 日 의 별자리 – 황학주

某 月 某 日 의 별자리

 

황학주

 

알전구가 나간

찬 방 안에

파도소리 아물 때까지

별이 빛났다

 

한때 손이 닿던 기억들은

별자리 속에

나뭇결만 남은 것처럼

높이, 어두운 채로

반질거린다

 

내가 굴복하기 전에

이미 내 마음을 읽은 사랑들

사랑했다 하여도

떨어져서 빛나야 했을 당신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위해

일생 속으로 울었을 어머니의 도시들

똑같이 나눌 수 없었던 밥의 슬픔들까지

 

오늘 저 별자리의 독거,

눈물 많이 지나가

물때자국 선명한

이 모든 某月某日

 

– 혼자 사는 사람이 불기 없는 찬 방에서 전기까지 나가버려 별을 보면서 지난 기억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처는 파도소리가 되어 아물고 별들은 빛나도 혼자이다. 한술 밥을 위해 어머니들이 도시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는 독자들에게 맡겨두더라도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의 눈물을 마음에 담는 시인은 아름답다. 황학주 시인은 시집 ‘사람’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 국제민간구호기구 Peace friend의 대표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