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이 발달되지 않았던 때에도 사람들은 질병을 앓아왔다. 더러는 무속신앙에 의존하기도 하고, 실제 치험 효과가 있는 방법들이 알려지면서 민간차원에서 전승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민간에서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시행하는 치료법을 민간요법이라 한다. 민간요법에는 음식이나 약재를 이용한 것이 가장 많으며, 그 외 지압법, 안마 법 같은 것들도 있다.
시중에는 민간요법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와있다. 그러나 대부분 단순히 이런 증상, 저런 병에는 이것이 좋다라는 나열식의 설명뿐이다. 일례로 한방민간치료법이라는 책에는 고혈압에 좋다는 약재가 나와 있는데 이것이 실제로 얼마나 고혈압환자에게 응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다 먹어볼 수 도 없고, 그 약이 본인에게 맞는 것이지 아닌지 조차 판단하기 어렵다.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약재들도 있다.
동의보감의 내용 중에는 각 파트 별로 마지막에 그 질환에 좋은 약재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한의사가 아니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음양, 체질, 증후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동의보감 자체가 의학서적이므로 한의학지식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은 허준이라는 명의가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밝은 눈으로 만든 책이므로 음양오행 학을 배운 한의사의 눈으로 살펴보면 다시 없이 훌륭한 책이지만 그런 시각이 없으면 참으로 난해한 책이 되고 만다. 다시 말해서 음양오행 학의 원리원칙이 없으면 한의학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이론과 원칙이 결여된 단순한 민간요법은 쉽게 접근하기 어렵고 부작용 또한 크다. 이에 반해 한방요법은 민간요법처럼 자연의 약재들과 음식으로 치료하지만 철저히 한의학의 원리원칙하에서 운용되는 것으로 그 효용성이 매우 크다. 같은 약재를 사용하더라고 한방요법이 민간요법과 다른 점은 바로 이러한 원칙과 이론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음양오행의 이론에 따라 체질과 병증을 잘 맞추어 사용하면 한방요법이며 그런 지식 없이 마구잡이로 약재를 사용하면 민간요법인 것이다.
한방요법은 수 천년 동안 수 많은 한의사들에게 검증되고 사용된 의학기술이다. 따라서 단순한 민간요법차원을 넘어서 부작용의 예방과 치료효율이 매우 높은 치유요법이다.
한의학 지식이 없는 양 의사들이나 일부 자연요법 가들이 서양의 성분학과 생리병리학으로 동양의 민간요법과 한방요법을 해석하려고 하는 것은 크나큰 착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