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한의학은 경험의학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것은 아주 잘못된 인식이다. 의학은 이론을 배운 뒤에 실습경험을 통하여 경우에 맞는 치료방법을 상황에 맞춰 적용하는 것이다. 경험만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없고, 치료가 이루어진다 하여도 그 경험만으로 이루어진 것을 전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 잘 배웠다 하여도 같은 병증에 대해 치료를 재현할 수 없다면 그것은 의학이 아닌 민간요법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다.
한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이론으로는 천인상응론, 음양론, 오행론 등 많은 이론이 있지만 실제로 임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양이론과 오행이론이다. 보통 음양오행론이라 하여 하나의 이론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의 상이한 이론으로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 주는 존재로 한의학뿐만 아니라 동양의 인식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음양론과 오행론으로 인체의 병의 발생과 전이를 관찰하여 그 상관관계를 결부시켜 하나의 학문으로 체계화한 것이 한의학의 이론이다. 음양론은 해가 있음에 달이 있고, 남자가 있음에 여자가 있고, 하늘이 있으니 땅이 있다는 평이한 상식이다.
세상에는 항상 어떠한 존재에 대해 거기에 반(反)하는 것이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상대성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병을 판단하는 것에 가장 기본이 되며, 일반인들도 조금만 생각해보면평소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한 예로 한국사람이라면 겨울에는 냉면을 먹고 한여름에는 삼계탕을 먹는다는 것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보든지 이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 몸을 차게해야 여름을 견딜 수 있고 겨울에는 따뜻해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을 것이다. 그러나 인체는 그렇지가 않다. 우리의 몸은 외부의 환경과 반대로 생리활동을 하여 항상성을 유지한다.
무더운 여름이라면 몸 속은 차가워지고, 추운 겨울철에는 몸 속을 덥게 하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그래서 겨울에는 차가운 것을 먹고, 여름에는 따뜻한 것을가끔 먹어 몸의 생리활동을 도와주려고 하는 것이 우리 식 문화의 음양론이다.
한의학에서는 열이 난다 하여도 무조건 얼음찜질을 하지 않는다. 밖으로는 열이 표출되지만 진찰을 통하여 속에 한기가 있다고 보이면 오히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을 투여하고 땀을 살짝 내어 열을 내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감기 결렸을 때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고 이불 속에서 땀을 내는 방법은 단순한 민간요법이 아닌 음양론을 잘 적용한 아주 좋은 예이다.
평소 음식을 섭취함에도 우선 따뜻한 음식을 먹어 위장과 몸을 살짝 덥혀 혈액순환을 도운 뒤에 차가운 음식을 들면 속에 탈이 날일이 적을 것이다. 또한 식사 중에 물을 마시는 것은좋지 않다. 이것이 습관화 되어 오랫동안 행하면 소화불량, 위장장애 등에 걸릴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목이 마르면 조금씩 적셔주는 정도의 음료는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