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되면 기온이 올라가게 되어 누구나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서 땀을 흘리게 된다.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려도 해롭지만 인체의 신진대사나 기능조화를 위하여는 적당한 땀의 배출이 필요하다. 여름철에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을 볼 수가 있는데, 대부분 몸이 비습(肥濕:뚱뚱) 하거나 열이 많아 다혈질인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에게 유난히 땀이 많은 것은 몸의 체온 평형을 위하여 나타나는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다. 뚱뚱한 사람은 기초대사량이 많으므로 열이 많이 생기는데 체지방에 의해 발산이 방해되므로 땀을 통하여 체온을 조절하게 된다. 몸에 열이 많은 경우에도 땀을 통하여 체온을 조절하게 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은 주로 태음인(太陰人)과 소양인(少陽人)에게서 볼 수 있는데 태음인은 뚱뚱한 체형이 많고 소양인은 마른 체형이 많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많이 사용함으로 자율신경기능의 부조화를 초래해 몸의 컨디션이 나빠지기 쉽다. 오랫동안 냉방상태에서 몸이 차갑게 되면 기혈순환이 잘되지 못하고 외부의 찬 기운이 몸에 침입해서 냉방병에 걸리게 된다. 대체로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양기(陽氣)가 피부를 통하여 외부에 발산되어 상대적으로 복중(腹中)이 허냉(虛冷) 해짐으로 습하고 한 냉한 곳에서 장시간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여름철 일사병(日射病)은 직사광선을 머리나 목 부위에 받았을 때 발열 및 경련, 구역, 졸도와 같은 증상을 나타나는데 뇌의 열 조절중추가 마비되어 발생한다. 이에 비해 열사병(熱射病)은 습기가 많고 고열이 있는 곳에서 장시간 활동할 때 나타나는 질환으로 증상과 기전은 일사병과 거의 동일하다.
한방에서는 열사병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여름철에 계절병으로 발생하는 열병(熱病)을 서병(暑病)이라고도 한다. 서병의 주된 증상은 머리가 무겁고, 무기력하고 아프면서 발열이 있다. 또한 속이 답답하고 가만이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며 얼굴에 기미 같은 때가 끼게 된다. 여기에 심한 권태와 피로마저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을 “더위 먹었다.”고 말한다.
서병(暑病)은 열로 인해 발생하지만 실제로 열로 인한 양서병(陽暑病)과 덥다고 찬 것을 즐기다 발생하는 음서병(陰署病)으로 나눠진다. 더위가 병을 일으킬 때 이것을 서사(暑邪) 또는 열사(熱邪)라고 한다. 이것은 주위환경이 습한 기운과 겹쳐 발생하며 설사, 근육경련, 졸도와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환경이 더우면 몸은 땀으로 체온을 내리게 되는데 습하면 땀이 나와도 날아가지 않게 되어 체온조절이 어렵게 된다. 결국 몸 속의 열은 계속 남아 있고 수분과 염분의 부족을 초래한다. 수분과 염분의 부족은 다시 열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면서 마침내 높아진 열이 뇌의 열 조절중추를 마비시켜 졸도 또는 생명을 위태롭게까지 만든다.
서병의 예방책은 장시간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고, 차양이 넓은 모자를 쓰며, 습기와 열기가 높을 때는 과로를 피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릴 때는 물과 소금을 보충하고 찬 음료수를 과음 말고 조금씩 여러 차례 나눠 먹는 것이 좋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땀구멍을 청결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