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2. 여름철 건강관리 1

여름은 만물이 번성하고 성숙하며 도약하는 계절이지만 뜨거운 열기로 자칫 건강을 해치기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사계절 중 몸의 기혈균형(氣血均衡)을 가장 많이 잃게 되는 계절이 바로 여름이다. 여름철에는 불쾌지수가 높아서 짜증이 쉽게 나고 화도 많이 생길 수 있다. 화를 내면 간의 기운이 끓어 넘치고 위장이 상하게 되어 근육경직,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여름철에는 인체의 정기(精氣)가 내부장기에서 체표의 피부로 나오게 되는데 땀의 상태로 이루어진다. 땀은 진액(津液)의 일종으로 물과 전해질로 구성되어서 적당히 흘리면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만 과도하면 몸을 해롭게 한다.

한의학에서는 땀이 많이 나오면 그만큼 기운과 진액이 소모된다고 본다. 무더위에서는 체내수분인 진액이 땀을 비롯하여 호흡과 소변 등으로 체외로 배출된다. 인체는 70-80%이상이 수분으로 차지하는데 땀이나 설사로 탈수가 되면 세포와 생체조직이 활력을 상실하게 된다. 특히 찜통더위에도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진액을 많이 소모하게 되므로 충분한 휴식과 수분을 취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인체의 수분뿐만 아니라 염분과 비타민C가 부족하게 된다. 염분은 체액의 산 알칼리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므로 염분이 부족하게 되면 체액이 산성화(酸性化)되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비타민C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없어서는 안될 면역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계탕이나 보신탕으로 여름철 보양식으로 기를 보충하고 소금물로 전해질을 보충했던 옛 선현들의 지혜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여름철에 나타나는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각 사람의 체질과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육체의 피로와 정신적 나태가 그 원인이다. 환경을 청결하게 하고 집안의 통풍을 좋게 하여 기분을 상쾌하게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 적절한 운동과 휴식, 균형 있는 식생활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평소에 고혈압, 당뇨병, 루마티즘 및 심장, 콩팥, 간장, 위장 등의 만성적 지병이 있는 환자는 찜통 여름철 더위에 급격히 악화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질, 설사, 여름감기, 일사병, 냉방병 등을 조심해야 한다. 만약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피로감, 식욕부진, 무기력, 식은땀, 불면증, 어지럼증, 냉감증 등 전신증후가 있다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기허(氣虛)와 음허(陰虛)로 인하여 식욕이 떨어지면 흔히 “여름을 탄다.”라고 하는 주하병(注夏病)에 걸리기 쉽다. 이 증상은 입맛을 잃으면서 머리가 맑지 않고 띵하고 아프다. 이병의 원인은 원기(元氣)가 부족하므로 이를 보(補)하기 위해 생맥산(生脈散)을 처방한다. 인삼, 오미자, 맥문동을 1:1:2의 비율로 충분한 물과 함께 달려 음료수 대용으로 복용하면 활기차고 탄력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