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8. 한방의 진단방법 – 망문문절(望聞問切)

한의원에서는 어떻게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여 질병을 진단, 치료하는지를 간략하게 알아본다. 물론 요즘은 한방에서도 한의학적인 원리에 따른 메리디안 맥진기, 양도락기 등을 응용하고 있지만 특수한 진단기기나 생화학적인 검사를 통하지 않고 전통 한방의 진단 방법을 통하여 체내에 일어나고 있는 질병상황을 검사하고 파악하여 치료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질병진단의 기본적인 원리는 외부에 나타나는 상황을 관찰함으로써 인체내부에 일어나고 있는 질병을 진찰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인체의 생리는 한 부위 한 부위가 홀로 떨어져서 활동하지 않고 상호협조 속에서 이루어지며 하나라도 결여된다면 정상적인 생리기능에 차질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체는 하나의 유기적(有機的)인 전체로서 오장육부를 중심으로 경락(인체기혈유통의 통로)을 통하여 체표와 오관(눈, 코, 귀, 입, 혀)과 사지(팔, 다리) 등 인체 어느 것도 빠진 곳 없이 기혈이 운행함으로써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질병이 발생하게 되면 일부 부위의 질병이 전신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전신의 질병이 약해져 있는 신체의 일부나 국소에 반영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신경성위염은 정신적인 변화가 내부장기에 영향을 미쳐 발생한 것이며, 장부의 과다한 출혈로 정신활동에 이상을 초래한 것 등이다. 이러한 전일개념(全一槪念)을 근거로 인체 내외부의 질병을 진단하게 된다. 실제적으로 사진(四診)이라는 네 단계의 진단방법을 통하여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게 된다. 사진(四診)은 간단히 망문문절(望聞問切)이라고 하는데 망진(望診), 문진(聞診), 문진(問診), 절진(切診)을 말한다.

첫째, 망진(望診)에서는 의사가 눈으로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다. 환자의 행동, 정신상태, 걸음걸이, 얼굴의 안색, 체표 및 혀의 색은 어떤가, 배설물의 색, 질 양은 어떤가, 몸이 야위었는지 아니면 살이 쪘는지, 바로 서서 들어오는지 구부리고 들어오는가 등을 관찰한다.

둘째, 문진(聞診)의 단계는 환자의 숨소리가 부드럽지 않는가, 목소리는 부드러운가, 날카로운가, 기침을 하는가, 입이나 몸에서 나는 냄새, 대변냄새는 어떠한가 등을 파악한다.

셋째, 문진(問診)의 단계는 의사가 환자나 보호자에게 주 증상과 발병동기, 현재까지의 치료상황, 생활습관, 년 령, 성별, 직업 과거의 질병유무, 가족유전질환 등을 물어서 알아본다.

넷째, 마지막 단계는 절진(切診)으로 의사가 손을 이용해 환자의 체표를 만져보고 눌러 보는 맥진(脈診)과 안진(按診)을 말한다. 맥진도 동맥활동의 강약만 아니라 호흡과 맥의 관계, 맥박수, 한열상태 등을 종합해 본다. 세 단계(望,聞,問)에서 얻은 정보를 통합하고 절진에서 얻은 자료로 정확한 질병의 원인 및 발병부위에 대한 확진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