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7. 산뜻한 봄철먹거리

벌써 얼음이 녹고 초목이 움트는 시절인 봄이 성큼 다가왔다. 이제 사람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산뜻한 봄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이런 시기에 몸에 좋은 봄철채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노천에서 겨울을 나는 ‘봄동배추’는 얼갈이라고 불리며 비타민이 풍부하고 식이섬유를 다량함유하고 있어 몸 속에 열이 많은 양인(陽人)에게 좋다. 특히 변비가 있거나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소금에 저리지 않고 식초나 시큼한 소스를 곁들여 겉절이형태로 먹거나 국을 끓여 들면 좋다. 우엉과 더덕은 폐와 인후가 건조하여 생긴 끈적이는 가래를 삭혀줌으로 목소리가 명쾌하지 못한 양성체질에 좋다. 쑥갓은 국화 과에 속하는 쑥이라 하여 애국(艾菊)이라 불리며 성질이 따뜻하여 속이 찬 사람에게 좋다. 생채, 숙채, 튀김, 무침 등 다양한 형태로 조리할 수 있다. 순 무는 만청(蔓菁)이라 하여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오장을 잘 통하게 하고 소화를 잘 시켜주는데, 무 종류는 모두 성질이 따뜻하여 밀가루나 보리 종류의 면(麵)을 먹고 체한 증상을 치료해주는 약으로 쓰여진다.

맛이 달면서 신 딸기는 복분자와 마찬가지로 기운이 상체로 치우쳐 있고 신장에 정기(精氣)가 부족한 사람에게 좋다. 남성 여성을 불문하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의 불임에 좋은 효능이 있다. 키위, 토마토, 무화과, 머루, 포도 등 씨앗이 많은 과실과 구기자, 산수유도 소양인 태양인의 정액 및 양기의 부족과 난소기능 부전에 매우 효과가 있다. 대부분의 과일은 성질이 서늘하거나 차가운데 비해 감귤은 그 성질이 따뜻하다. 향(香)이 많이 나는 음식이나 약재는 주로 기운이 정체(停滯)되어 있거나 막힌 증상에 사용한다.

음식에 의하여 체했을 때, 담(痰)0이 성하여 중풍으로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감기나 비염 등으로 코가 막힐 때에는 향이 나는 약재를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몸이 찬 사람은 감귤, 유자, 오렌지, 한라봉, 천혜향 등 따뜻한 성질의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이러한 과실의 껍질을 깨끗이 씻어 말려서 차로 만들어 마시면 소화흡수와 기혈의 순환에 효과가 좋다.

바다에 있는 건강재료를 살펴보자. 봄철에 가장 맛있는 생선으로는 도미가 꼽힌다. 도미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저지방인데다 살이 탄탄하여 환자들의 병후회복에 도움이 된다. 해초류 중 파래와 청각은 서늘하면서도 기운이 풀어지므로 양인(陽人)에게 좋다. 한방에서 “양화기(陽化氣)음성형(陰城形)”이라는 말이 있다. 양적인 에너지는 기를 변화시키고 음 적인 에너지는 형태를 만든다는 말이다. 열로서 얼음을 녹이면 물이 되고 이를 끓이면 수증기가 되는 것처럼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것이 음 적인 에너지이다. 패류는 모두 음 적인 에너지의 산물이다. 따라서 굴, 바지락, 꼬막, 전복, 소라, 고둥, 우렁, 달팽이, 골뱅이 등은 모두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

반대로 아귀와 삼치는 성질이 날쌔고 동작이 빨라 양적인 에너지가 많다. 그러므로 음인(陰人)에게 적합하다. 해초 중 다시마나 미역도 양기가 센 부류에 속한다. 홍어도 옆에 지느러미가 잘 발달된 양적인 에너지로서 음인에게 효과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