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4. 감기의 한방치료

감기는 발열, 오한, 전신 통, 두통 등 전신증상과 콧물, 재채기, 가래 등 인후 증상을 나타내는 유행성질환이다. 이때 열이 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 몸에는 밖에서 들어오는 외부의 나쁜 기운 곧 사기(邪氣)를 막아주는 정기(正氣)인 면역력을 가진 위기(衛氣)가 있다. 인체가 정상기능을 하게 되면 이 위기가 몸의 표면을 보호하여 사기(찬 기운, 바이러스 등)가 들어오지 못하게 방어한다.

그러나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져서 위기가 약해지면 외부의 찬 공기가 몸 속으로 침입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인체 내부에서는 이 찬 기운을 몰아내도록 면역력인 위기가 작용하여 밖에서 들어온 사기와 내 몸을 지키는 정기의 싸움이 발생한다. 바로 이때 차가운 외부 공기에 대해 내 몸의 기운이 저항함으로써 열이 일어난다. 즉 오한, 전신 통, 두통 등의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서양의학에서는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이라고 본다. 그래서 바이러스를 죽이는 방법으로 치료하려고 하지만 아직 그런 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소위 감기약이라는 것은 기침, 가래, 열, 몸이 쑤시는 증상을 완화하려는 대중요법으로서 감기 자체치료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다 감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합병증으로 2차감염우려가 있을 때 항생제 등으로 치료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한의학에서 감기를 다스리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첫째는 나쁜 기운을 쫓아내는 방법이다. 예전부터 감기에 걸리면 이불을 덮고 땀을 내었던 것이 바로 이와 연관이 있다. 땀을 통해 들어온 나쁜 기운이 배출되고 나면 감기가 낫는다. 한약 또한 땀을 내게 하는 약재를 처방해서 나쁜 기운이 나가도록 한다.

둘째는 몸을 돕는 방법이다. 즉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다. 이때는 발산은 조금 적게 하고 몸을 데우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약을 써서 정기(正氣)가 사기(邪氣)를 물리치는 것을 돕는다.

감기는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특효약이나 백신을 통한 완전한 면역을 얻을 수 있는 질환이 아니므로 그 예방이 중요하다. 평소에 음식을 골고루 잘 섭취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을 통하여 인체의 면역기능을 튼튼히 하는 것이 제일의 관건이다. 또한 외출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먼저 손발과 코와 목안을 깨끗이 씻는 것도 감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생활습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체력이 약한 경우라면 보약을 통해 신체에 활력을 줌으로써 인체방어력을 키워 각종 병균을 이길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침이나 뜸은 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정신적인 피로를 풀어주고 활력을 되찾게 하는 기력강화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밖에 평소에 파, 도라지, 모과, 오미자, 생강, 유자 같은 약물을 반찬이나 차로 꾸준히 섭취하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