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 안면신경마비

오늘은 영어로 Bell’s palsy라고도 하는 안면신경마비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한의학에서는 병을 치료할 때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게 된다.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라도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소화불량으로 인한 두통의 치료가 틀리듯이 안면신경마비의 치료도 원인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운용하게 된다.

한의학적인 안면마비의 원인을 살펴보면 풍한(風寒), 기혈허약(氣血虛弱), 어혈(瘀血), 칠정상(七情像)및 사려과다(思慮過多), 과음이나 과식, 방노과다(房勞過多), 외상, 중풍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풍한(風寒)은 찬바람으로 인한 경우이다. 즉 감기로 인한 경우나, 선풍기나 에어컨바람, 차에서 창문을 열어놓고 달린 경우, 차가운 곳이나 야외에서 자고 나서 생기는 경우 등으로 안면신경마비의 가장 흔한 발병원인이다. 치료는 체내의 풍한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기혈허약(氣血虛弱)은 과로로 인한 만성피로에 의해 생기는 경우와 만성위장질환이나 소모성질환을 앓은 후 또는 임산부나 출산 후 기혈이 손상되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경우 기혈을 보함으로써 치료를 하게 된다.

어혈(瘀血)은 일반적으로 기혈이 잘 순환되지 않아서 생기는데 외상도 어혈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치료는 기혈을 잘 순환시키며 어혈을 제거하는 방법을 쓴다.

칠정상(七情像) 및 사려과다(思慮過多)의 경우는 스트레스나 신경과민으로 생기는 경우이다. 마음의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치료는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면 된다.

과음이나 과식으로 인한 경우는 체내의 음식물이나 주독(酒毒)이 적체되어 있으면 소화력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체내의 노폐물이 더 생기게 된다. 노폐물은 위장의 기(氣) 흐름을 저해시키고 기의 흐름이 안면부와 통해 있어서 안면마비를 유발한다. 치료는 위장을 튼튼하게 하면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을 쓴다.

방노과다(房勞過多)의 경우에는 심한 성생활로 인체의 정기를 손상시키고 그로 인해 안면부까지 맑은 기운이 올라가지 못해 안면신경마비를 야기할 수 있다. 성생활을 자제하고 정기를 보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외상은 어혈의 범주에 속하지만 외상을 분류하는 이유는 외상의 정도에 따라 응급양방치료가 필요하며 정도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풍은 주로 언어장애, 사지장애, 대소변장애, 호흡장애 등이 동반되며 보통 구안와사의 범주인 Bell’s palsy에 속하지 않는다. 한방치료도 중풍치료가 우선이며 더불어서 안면경계를 치료한다.

안면신경마비의 한방치료는 기본적으로 침, 뜸 및 한약치료가 있다. 기혈순환을 촉진시키고 마비된 근육을 풀기 위해 안면부에 침 치료와 물리치료를 한다. 또한 마비된 부위에는 훈증치료 및 젤리팩을 하고 몸이 찬 경우는 뜸과 침 치료를 병행하여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