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 남∙녀 갱년기의 원인Ⅰ

이유 없는 짜증과 원인을 알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때 많은 사람들은 “갱년기 아니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몸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왜 갱년기가 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갱년기의 정의와 원인을 알아보고 슬기롭게 대처해보자.

갱년기(更年期, Climacterium)란 무엇인가?

‘인체가 성숙기에서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라고 국어사전에 기술된 말이다. 쉽게 풀이 하면 늙어가는 시기라고 이해하면 된다. 보통 40세에서 50세사이에 신체의 작용에 여러 가지 장애가 나타나는데, 여성의 경우 생식기능이 없어지고 월경이 정지된다.

갱년기장애란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짐으로써 오는 자율 신경실조 증인데 그 주요증상으로는 두통, 요통, 현기증, 가슴 울렁거림, 식욕부진, 불면 등이 나타난다. 남성과 여성 모두 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 들면서 갱년기장애가 올 수 있다.

우리가 보통 여성들만 갱년기가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남성도 갱년기장애가 있다. 여성은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감소로 폐경기(Menopause)가 있는 것 같이 남성도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하여 신체적, 정신적으로 나타나는 남성갱년기(Andropause)증상이 있다.

일반적으로 갱년기를 지남에 따라 여성은 남성화, 남성은 여성화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남성호르몬이 없어진 남성은 여성화 되고, 남성호르몬만 남은 여성은 남성화 되어 괄괄하고 드세 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남성은 반대로 드센 아줌마, 소심한 중년아저씨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여성갱년기와 남성갱년기에 있어서 남성갱년기에 더욱 주의를 해야 하는 이유는 눈에 보이는 뚜렷한 증세로 이미 많은 정보가 밝혀진 여성갱년기에 비해 남성갱년기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천천히 진행 되기 때문이다.

남자도 갱년기가 있지만, 증상이 미약하여 여성처럼 치료를 해야 할 정도까지 이르는 경우는 드물다. 갱년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이전까지만 해도 여성은 감수해야 하는 생리적 현상이라는 논리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치료의 대상으로 보지 않다가 본격적인 치료의 대상이 된 것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한의학에서는 정확히 갱년기라고 나오는 것은 없지만 아래의 문헌을 보면 서양의학보다 훨씬 먼저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의학의 최고의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다음과 같이 갱년기를 정의하고 있다. “여성은 49세가 되면 임맥이 허해지고 태충맥이 쇠약해지며 천계가 약해지면서 월경이 없어지고 몸이 약해지므로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남성은 48세가 되면 양기가 위에서 쇠약해져서 얼굴이 초췌하고 수염과 머리털이 희기 시작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