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4. 한방산후조리

산후풍이란 산모가 아기를 낳은 후 섭생과 조리를 잘못하여 얻은 병이나 증상들을 포괄적으로 표현한 민간에서 통용되고 있는 병명이다. 산후풍의 의미를 풀어보면 ‘아기를 낳은 뒤에 바람을 맞았다’라는 뜻이다. 이때 바람이라 함은 중풍이 아니라 산후병의 특징이 바람처럼 일정하게 고정되지 않고 여기저기가 아픈 것이다. 한가지 아픈 증상만이 있지 않고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산후에는 임신과 분만에 의해 야기되었던 자궁 및 전신의 변화는 6-8주정도 경과하면 임신이전의 상태로 거의 회복된다. 그러나 산후 섭생이나 조리를 제대로 못할 때 생기는 산후풍의 원인을 살펴보면 분만 후 원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체가 찬바람, 찬물에 접촉될 때, 나쁜 피가 경락에 정체할 때, 산후조리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로할 때, 노산, 난산, 제왕절개, 분만 시 하혈이 많은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또한 임신 중에 입덧이 심하거나 유산기운이 있거나, 혹은 정신적인 충격이 있을 때, 유산이 깨끗이 되지 않거나 유산과 출산의 횟수가 많을 때 자주 생긴다.

증상으로는 대개의 경우 허리, 무릎, 발목, 손목 등 관절에 통증이 있다. 신체의 일부 또는 전신이 시리거나 찬바람이 들어오는 느낌이 있다. 때로는 한쪽 또는 일부분의 팔,다리 저림 증상이 있고 허리가 아프거나 시리고 어깨 결림, 뒷목이 당기며 등쪽이 결리기도 한다. 때로는 오한이 나며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난다. 피로가 심하고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지고, 빈혈, 두통, 메스꺼움, 식욕부진, 불안, 우울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산후 풍 한방치료는 증상에 따라 처방을 달리한다. 산후에 어혈이 제거되지 않아 혈체 한 경우는 오로의 색이 자흑색이며, 양이 적고 통증부위를 누르면 많이 아프고, 맥이 힘이 있고, 얼굴과 입술이 자색을 나타내고 전신이 쑤시고 아파 몸을 가눌 수 없는 증상에는 사물탕에 포항, 홍화, 도인, 택란을 배합하여 어혈을 제거한다.

혈허(血虛)한 경우는 산후에 어혈제거를 과다하게 하거나 혈액손실이 과다하면, 기운과 혈액이 모두 허하게 되어 팔다리와 모든 뼈가 공허하여 경락, 혈관과 관절이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어 통증을 유발한다. 이때는 통증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완화되고 시원한 감을 느낀다. 이런 증상에는 사물탕에 건강, 인삼, 백출 등을 가하거나 팔진탕을 처방한다. 산후에 기혈이 허하고 치밀하지 못할 때에는 바람, 찬 기운, 습의 나쁜 기운이 인체를 침입하여 경락을 막아 기혈이 막히게 된다. 그러므로 전신의 마디마디와 머리, 어깨가 아프고 오한증상이 있다. 이때는 오적산을 처방하여 몸을 덥게 하므로 증상을 제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