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4. 불면증과 악몽

현대사회는 그 어느 곳에서도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는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어찌 보면 정신질환이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잠들기 어렵거나 몸 어딘가에 통증이 있거나, 숨쉬기가 힘들고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하는 등의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아도 전혀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러한 경우도 일종의 신경정신질환으로 봐야 한다.

현대사회의 신경정신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불면증이다. 불면증은 주로 불안, 어려운 수면의 시작, 어려운 수면의 유지, 수면후의 피로함, 체중감소, 만성피로감, 거친 피부 등의 증상 중 몇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또한 불면증은 우울증이나 다른 질환들과 합병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10명중 3명이 경험할 만큼 보편적인 질환이다.

몸이 힘든 상태인데도 밤에 자려고 하면 잠도 들지 못하며 겨우 잠이 든다 해도 매일 꿈을 꾸는데 그게 기분 좋은 꿈이 아니고 무언가에 쫓기거나, 누군가가 날 죽이려고 따라오는 등의 기분 나쁜 꿈이다. 이런 꿈이 반복되니 지친다. 깊은 잠이라도 푹 자고 싶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수면제’라고 부르는 약들은 근본적인 치료제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실제로 불면증을 해결하기보다는 단순히 잠이 들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불면을 이렇게 대처 하다 보면 신체적으로는 더욱 피로감이 심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우울감, 불안감, 내지는 기타 악감정이 더 축적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근본적인 불면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현재 무엇이 나에게 있어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인지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는 법이 무엇인지를 먼저 찾아내야 한다. 일단은 작은 스트레스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큰일이 닥치더라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혼자 삭이지 말고 주변사람들이나 조언을 줄 만한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보는 것도 좋다.

한의학에서는 꿈에 시달려 잠을 못 자는 원인을 오장육부의 균형이상과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기인한 문제로 보는데 그 원인은 여러 가지다. 특히 심장과 쓸개가 거듭된 두려움으로 인하여 허약해지는 심담허겁(心膽虛怯)의 경우다. 심담허겁으로 인한 불면은 심장과 비장의 혈기가 부족해서 생기는 불면증과 더불어 현대사회에서 가장 흔한 악몽 ‘누가 나를 잡으러 찾아 오는듯한’ 꿈을 꾼다고 옛 의서에 기록하고 있다.

불면증에 좋은 약재들이 시중에 많이 있다. 산조인, 원지, 석창포, 연자육, 합환피 등인데 약재상이나 마트에서 사서 달여 먹기만 해서 불면증이 낫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관리유통 된 한약재들을 본인 몸의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조합으로 합방하여 효과를 내는 것이 한의학의 묘미인 만큼 인근 한의원에서 제대로 진단받고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