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 눈은 간에서 기운을 받는다

현대에는 안경을 쓴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보통 눈이 나쁘다고 말하는 근시는 멀리 있는 사물을 잘 못 보는 것이다. 근시의 원인에는 유전적인 것과 환경적인 영향이 있는데 유전적인 것은 제외하고 환경적인 영향에 대해서만 살펴 보기로 한다.

 

멀리 있는 사물을 잘 못 보는 것은 달리 말하면 눈이 가까운 것을 잘 보는데 익숙해 졌다고도 할 수 있다.  인간의 신체는 훈련과 반복에 의해 특정한 쪽으로 어느 정도 적응성을 가지게 된다. 가까운 것을 자주 보게 되면 가까운 것에만 익숙하게 되고, 먼 것을 자주 보면 어느 정도는 먼 곳의 사물을 볼 수 있도록 시력도 그에 맞게 유지하게 된다.

 

요즘의 도심에서의 생활환경은 눈이 먼 곳의 사물을 볼 기회를 상대적으로 많이 제한하고 있다. 도심에는 높은 건물이 많아서 눈을 먼 곳에 둘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고, 아파트 위주의 주거환경 또한 눈이 닿을 수 있는 거리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의 눈은 여기에 더해 TV, 컴퓨터, 과도한 책보기 등으로 많은 시간을 가까운 것을 보는 반복과정에 쓰고 있다.

 

먼 곳을 쳐다 볼 기회를 갖는다면 나빠진 눈을 좋게 하기는 쉽지 않지만 눈이 빨리 나빠지는 것을 예방하고 그의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 길을 걸을 때도 땅을 보지 않고 똑바로 앞을 보고 걷도록 하고 하늘을 보고, 구름을 보고, 먼 산을 보는 기회를 자주 갖는다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많이 봤거나 눈이 피로할 때는 양 손바닥을 열이 나도록 마찰시킨 뒤 두 눈을 문지르기를 매번 27회 정도 하면 눈의 피로를 많이 덜어줄 수 있다.

 

눈은 간에서 그 기운을 받는다. 간이 피곤하여 열이 쌓이면 눈이 자주 충혈되고, 간의 기운이 부족하면 눈도 쉽게 피로를 느끼고 침침해진다. 동물의 간이 시력에 좋다는 말도 이런 이유에서 나온 것이다.

 

간은 스트레스에 민감한 장부이므로 지나친 스트레스 또한 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푸른색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색이기도 하고 한의학에서는 색과 장부의 관계에서 푸른색이 간과 관련이 있는 색으로 배속된다. 등산을 할 때 나뭇잎의 푸른색은 간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산 정상에서 멀리 보는 풍경은 가까운 것에 익숙해져 가는 우리 눈에 완충적인 역할을 해준다.

 

새콤한 신맛은 간의 기운을 모아주는 작용을 하므로 신맛이 있는 음식을 적당히 먹으면 눈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신맛음식을 잘 먹는데 노인들이 신맛음식을 잘 못 먹는 이유는 간의 기운이 약한 것이고 눈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은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높은 곳에서 먼 곳을 자주 보면 시력도 그만큼 멀리 보는 것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