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 침은 어떤 병에 효과가 있나?

통 증

침 치료 개념 중 하나가 ‘통즉불통(通則不통) 불통즉통(不通則통)’이다. 즉 ‘기(氣)가 잘 통하면 통증이 없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것인데 현대 의학에서도  이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관절통, 요통, 두통, 치통 등 다양한 침 치료가 적용된다.

 

독일의 통증 연구 팀은 무릎 관절염 환자 170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임상시험을 시행했는데 침 치료를 받은 그룹은 63%가 통증이 호전되었으나 일반 치료약만 복용한 그룹은 29.1%만 통증이 완화되었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독일 정부는 2007년부터 무릎관절염과 요통에 대한 침 치료에 부분적으로 의료보험 혜택을 적용해주고 있다.

마 취

1970년대 초 중국 병원에서 침으로 마취한 뒤 뇌수술을 하는 장면이 이 세계 각국 TV로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귀 등 몇 군데 침을 맞은 상태에서 의식이 있는 환자의 뇌를 수술하는 장면은 침의 신비를 극단적으로 드러냈다.

 

이와 유사한 침을 이용한 마취는 한국 경희 한의대 교수인 류근철 초대 한의학 박사팀에 의해서 1970년대 맹장염 수술을 함으로써 시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침의 마취효과는 모든 환자에게 일정하게 나타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어떤 환자는 침으로 마취한 후 아무런 통증없이 수술했으나 다른 환자는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뇌 질 환

뇌졸중, 파킨슨 병, 알쯔하이머 등 뇌,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에도 침이 적용된다. 독일 하노버 의대 핀크 교수팀은 뇌경색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침 치료를 병행한후 환자의 회복속도와 강직 정도를 측정한 결과, 침을 맞은 환자가 맞지 않은 환자보다 걷는 속도나 통증 차이는 없지만 척추의 운동 능력은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경희대 한방병원 중풍연구팀도 뇌졸중 환자 40명에세 침에 전류를 흘리는 전자침 치료를 한 뒤 뇌 혈류량 변화를 MRI 등으로 분석한 결과, 뇌혈류가 개선돼 후유증을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뇌 활동에 필숭적인 ‘도파민’이란 물질이 생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파키슨 병의 경우 침을 놓으면 도파민 분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중 독

요즘 한의원에서는 담배를 끊기 위해 ‘금연침’을 놓아준다. 담배의 니코틴이나 커피의 카페인 등이 뇌의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 하는데 침을 놓아 도파민 분비를 줄여 흡연 욕구를 차단하는 것이 금연침이다. 흡연도 중독의 일종이다. 따라서 금연침이 가능하다면 다른 약물 중독도 침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본 한의원에서는 알코올 중독환자, 코카인 중독환자 등을 침 치료로 다스리고 있다. 대부분의 중독 환자들은 이침(耳鍼:귀에 놓는 침)을 사용하는데 3회 정도 맞으면 80%의 효력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