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 한·중·일 침구학계 경혈 위치 통일

한·중·일 3국 침구 학계 사이에 약간씩 차이를 보여온 인체의 경혈(經穴) 위치가 통일됐다.

한·중·일 3국 등 각국 전문가들은 2006년 10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 주최로 일본 쓰쿠바(筑波)시에서 열린 “경혈부위 국제 표준화 공식회의”에서 인체의 ‘급소’로 불리는 경혈 위치를 통일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한 후 11월 2일 표준화된 경혈을 발표했다. 동양 의학의 핵심인 경혈의 좌표가 표준화 되면 침구학의 연구는 물론 서양 의학과의 융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혈위치의 통일은 국제 침구학계의 숙원사업으로 2003년 10월 마닐라에서 WHO 주재로 첫 침구전문가 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그동안 6차례의 비공식 전문가 회의와 3차례의 실무자 회의를 갖고 표준화 작업을 서둘러 왔다.

 

인체에는 총 361개의 경혈이 있어 그 부위에 침을 놓고 뜸을 떠 질병을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92개의 경혈 부위가 한중일 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에는 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합곡 (合谷)과 족삼리(足三里)도 포함돼 있다.

 

각국 간에 경혈 위치에 차이가 있는 것은 경혈 위치를 정한 근거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일본은 14세기 중국의 “14경발휘(十四經發揮)”를 토대로 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이전의 의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한국도 동의보감 등 독자적인 의서를 토대로 삼았다.

 

이 때문에 3국 대표들은 침구학의 고전으로 서기 3세기에 편찬된 중국의 “침구갑을경(鍼灸甲乙經)” 등을 참고로 표준화 작업에 착수, 3년간 격론을 벌린 끝에 기본적인 합의를 이루고 이번 쓰쿠바 회의 에서 정식 채택하게 됐다.

 

이번 회의에서 채택된 표준 침구 경혈 부위는 한중일 3국을 비롯한 전 세계 침구학 교과서의 내용에 반영된다.

 

회의를 주재한 WHO에서 태평양 최승훈 전통의학 고문은 ” 오랜 숙원인 경혈 부위에 대한 국제 표준이 설정됨으로써 임상 및 연구, 교육 분야 등에서 객관적이고도 신뢰할 수 있는 침구치료, 교육 및 연구의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합곡(合谷)은 수양명대장경의 원혈이다. 엄지손가락을 둘째 손가락에 붙일 때 생긴 금 끝에서 다시 제 2손, 몸, 뼈 쪽으로 3푼 되는 쪽에 위치한다. 족삼리(足三里)는 족양명위경의 혈로써 족양명경의 합혈이고 위의 하합혈이며 토에 속한다. 족삼리의 취혈은 경골의 외축골을 따라 더듬어 가면 슬관절의 하방에서 손가락이 머무는 오목한 곳에서 취혈할 수 있다.